태양 표면 폭발이나 코로나질량방출(CME) 등 태양 활동으로 방출되는 전자기파와 X선, 고에너지 입자가 지구에 도착하면 지구자기장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급격한 태양 활동은 지구 대기권의 전리권에 영향을 미쳐 장거리 무선 통신을 방해하고 지구 자기권을 교란해 지자기 폭풍을 일으킨다.
지자기 폭풍은 인공위성이나 송전시설에 피해를 주고 전리권을 교란해 무선 통신을 방해한다. 때론 극지를 비행하는 항공기 승무원이나 우주에서 활동하는 우주인의 건강에도 심각한 피해를 주기도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이 같은 우주전파 재난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정확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디지털 플랫폼인 새로운 우주전파환경 통합정보시스템(SWTIS)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SWTIS는 우주 기상 통합 정보시스템의 영어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정부는 2011년 우주 재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립전파연구원 우주전파센터에 우주전파환경 예·경보시스템을 설치했다. 하지만 운용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으면서 시스템이 노후화하고 대용량 데이터 처리 역량이 부족해지면서 우주전파환경 분석·예측의 정확도 향상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기정통부는 2020년부터 2년에 걸쳐 121억원을 들여 최신 디지털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한 7개에 이르는 새로운 통합정보 시스템을 개발했다.
새 시스템에는 대량으로 수집된 우주 환경 정보를 기반으로 전파 환경을 분석 예측하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했다. 태양흑점폭발(R)과 태양입자유입(S), 지자기교란(G)에 따라 1~5단계로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제공한다.
또 전화와 이메일 등 수동으로 재난 정보를 제공하던 것에서 벗어나 행정안전부 재난관리시스템(NDMS)과 실시간 연계하는 등 민·관·군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국내외 우주전파환경 데이터를 통합·수집·제공하고 무료로 AI 분석 도구를 함께 제공해 산업계는 물론 학계와 국민이 자유롭게 정부 데이터를 활용해 연구하는 기반도 조성했다.
과기정통부는 각분야 디지털 전환이 퍼지고 민간 우주개발이 활발해지면 우주전파 재난에 따른 통신과 글로벌항법위성시스템(GNSS), 드론, 위성 등 여러 분야에서 피해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태양은 11년 주기로 흑점의 수가 증가하고 감소하는데 태양흑점이 많은 시기를 태양 활동 극대기라고 한다. 당장 2024~2026년이 태양 극대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지난 2월에도 태양 방출 물질에 따른 1단계 지자기 교란 경보(G1)가 내려져 미국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운영하는 저궤도 위성인터넷 스타링크 위성 40기가 궤도를 이탈해 대기권에서 불타 없어지는 일도 있었다.
우주전파센터는 다양한 분석·예측모델 개발과 관측시설 고도화 등을 통해 SWTIS을 지속해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성일 국립전파연구원장은 “전파의 이용 범위가 산업과 사회 각 분야로 확산하고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스템 개발은 큰 의미가 있다”며 “우주전파환경 데이터를 국민과 전문가가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적극적으로 개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