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8시 15분 30초쯤 소행성 '디모르포스'와 충돌하는 데 성공한 우주선 다트. 사진은 충돌 직전 소행성 표면의 모습이다./NASA TV 캡처

인류 역사상 최초로 진행된 우주 충돌 실험이 성공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우주선 ‘다트(DART)’는 27일 오전 8시 15분 30초(이하 한국 시각), 지구와 1100만킬로미터(㎞) 떨어진 소행성 ‘디모르포스(Dimorphos)’와 충돌했다. 다트의 충돌 속도는 초속 6.6㎞로, 시속으로 따지면 약 2만4000㎞, 마하 19를 넘어간다.

[소행성 충돌실험을 중계하는 나사TV]

나사는 우주선과 충돌한 소행성이 얼만큼 궤도를 바꾸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번 실험을 기획했다. 지구로 돌진하는 소행성이 지구를 빗겨나갈 정도로 궤도가 바뀌려면 어느 정도로 무거운 우주선을 시속 몇㎞로 충돌시켜야 할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일종의 ‘지구 방위 실험’이다.

이번 실험에 쓰인 우주선 다트는 ‘쌍소행성 궤도 수정 시험(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이란 의미의 영문 약자다. 개발비로 3억3000만 달러(한화 약 4700억원)가 들어갔다. 다트는 지난해 11월 24일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이후 지금껏 태양전지판으로 만든 전기로 이온을 분사하며 비행했다.

다트 우주선과 충돌한 디모르포스의 공전 궤도는 이전보다 안쪽으로 작아지면서 공전 시간이 10~15분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모르포스 소행성과 충돌하면서 다트에 탑재된 카메라는 현재 먹통이 됐다. 이에 다트 뒤에서 비행하던 이탈리아 우주국의 큐브샛 ‘리차큐브(LICIACube)’가 충돌 이후 상황을 중계한다. 리차큐브는 충돌 3분 뒤 디모르포스를 지나가며 다트 우주선과 소행성 상태를 카메라에 담는다. 이탈리아 우주국에 따르면 리차큐브가 찍은 사진은 충돌 실험 이후 24시간 이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