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한 국제협약 협상이 25일 부산에서 시작됐다. ‘유엔 국제플라스틱협약’의 마지막 협상으로, 플라스틱 생산 감축 목표를 담은 구체적 내용보다는 포괄적 수준의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간협상위원회(INC) 의장을 맡은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주영국 에콰도르대사는 이날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을 알리며 “이번 회의가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1일까지 7일간 진행되는 이번 회의에 참가한 177개 참가국은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 제정을 목표로 협상에 나선다. 지난 2022년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참가국들이 올해까지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을 마련하기로 결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회의는 1992년 체결된 유엔 기후변화협약처럼 쟁점에 대해 ‘선언적 합의’를 담은 협약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각국은 화석연료에서 뽑아내는 플라스틱 원재료인 1차 폴리머 사용량을 2020년보다 감축하는 것을 놓고 갈등하고 있다. 한국, 유럽연합(EU) 등 국제플라스틱협약 우호국 연합(HAC)은 1차 폴리머 생산량을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출범한 플라스틱 지속 가능성을 위한 국제연합(GCPS)은 생산 규제보다 폐기물 관리와 재활용이 협상의 주가 되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발비디에소 의장이 절충안으로 제시한 17페이지 분량의 ‘비공식 문서(Non-paper)’가 각국의 찬반 대립 끝에 논의의 출발점으로 정해졌다. 비공식 문서는 당초 77페이지 분량의 협약 초안을 의장이 17페이지로 정리한 것으로,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우려 화학물질 퇴출’과 ‘플라스틱 공급망 문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재원 마련’ 등의 문구가 담겼다.
발디비에소 의장은 모든 국가들이 만장일치로 협약에 동의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지난 9월 이 문서를 제안했고, 이날 논의 끝에 117개국의 동의를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산유국들은 플라스틱 협약에 ‘생산 감축’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는 것에 반대하며 협상을 지연시켜 왔다. 이들 국가는 의장의 제안을 수용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일단 논의를 이어가기 위해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