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진드기가 국내에 머무는 철새에게서 발견됐다. SFTS는 사람에게 감염되면 사망률이 20%에 달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4일 국립공원연구원 조류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포획한 철새 1060마리를 검사한 결과 41마리에서 SFTS를 전파하는 진드기 121마리가 검출됐다.
연구지는 지난해 3월부터 5월, 8월부터 11월까지 전남 신안군 흑산도·칠발도와 충남 태안군 가의도에서 가락지 부착 조사를 위해 철새를 포획해 조사했다. 그 결과 고슴도치참진드기와 일본참진드기가 확인됐다. 이들은 참진드기과에 속하는데, 참진드기과는 SFTS의 주요 매개체로 알려져 있다.
일부 진드기에서는 SFTS 바이러스가 검출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22일 포획한 힌둥새에서 발견된 고슴도치참진드기에서는 바이러스가 확인됐다. 힝둥새는 봄과 가을에 국내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겨울철에도 잠시 한국에 머물기도 한다.
국내 철새에서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가 나온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4월 대청도에서 포획한 촉새에서 확인된 진드기에서 SFTS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 있다.
다만 철새의 SFTS 바이러스 보유율은 다소 낮아 인체 감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연구진은 분석하고 있다. 전체 조사 대상 1060마리 중 1마리에서만 SFTS 바이러스가 검출돼 감염률은 0.09%에 불과하다.
다만 인체 감염이 이뤄지면 피해가 큰 만큼 지속적인 관찰 연구와 방역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2013년 첫 SFTS 환자가 발생했고 2022년까지 1697명이 감염됐다. 이중 317명이 숨져 누적 치명률은 18.7%다.
SFTS는 주로 진드기에게 물릴 때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자 혈액이나 체액을 통한 접촉감염 사례도 있다. SFTS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나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