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플콕조사에 참여한 한 시민이 플라스틱 사용을 플라스틱 그린피스 앱에 기록하고 있다./그린피스

국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중 78.3%가 식품 포장재이며, 이중 절반 가까이 되는 양이 생수‧음료류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별 일회용 플라스틱 배출량 순위에서는 롯데칠성이 3년 연속 생수·음료 부문 1위에 올랐다.

그린피스는 ‘2023 플라스틱 배출 기업 조사보고서-우리는 일회용을 마신다’를 통해 생수·음료류에서 가장 많은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 나온다고 24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회용 플라스틱 배출량이 가장 높은 생수·음료류 기업 1위는 칠성사이다, 펩시, 아이시스 8.0을 생산하는 롯데칠성음료가 차지했다. 이로써 롯데칠성은 2021년부터 3년 연속으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2위는 삼다수를 제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3위는 코카콜라가 차지했다. 쿠팡은 탐사수라는 자체상표(PB)상품 만으로 4위를 차지했으며, 포카리스웨트를 제조하는 동아오츠카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온라인 유통사로 유일하게 쿠팡이 순위권에 오른 셈이다. 상위 5개 기업에서 배출한 생수·음료류 플라스틱 폐기물은 전체 생수·음료류 플라스틱 폐기물 3만 2373개 가운데 9964개로 30.8%를 차지했다.

전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을 보면, 식품 포장재 비율이 78.3%로 시민들이 일상에서 폐기하는 일회용 플라스틱의 대부분이 식품 포장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수·음료류가 식품 포장재의 48.1%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으며 전체 일회용 플라스틱에서는 37.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우리가 버리는 일회용 플라스틱의 3개 중 1개가 일회용 음료에서 나오는 것이다. 생수·음료류는 4년 연속 가장 많은 배출량을 차지해 변화가 가장 시급한 제품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포장재 중 생수·음료류 상위 5개 제조사 분석 결과./그린피스

이번 보고서는 시민들이 자신이 사용하고 버린 플라스틱을 일주일 동안 앱에 기록하는 플라스틱 배출량 조사 ‘플콕’ 결과를 분석한 내용이다. 조사에는 총 2084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이 지난해 7월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 동안 폐기한 일회용 플라스틱은 총 8만 6055개였으며, 일주일에 1인당 약 41.3개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폐기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시민 강윤지(서울 거주, 26세) 씨는 “이번 조사에 참여하며 개인이 다회용기를 가지고 다니듯 일회용 제품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특히 음료를 판매하는 기업의 변화가 필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며 ”일회용이 아닌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기업의 역할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린피스는 상위 5위 생수·음료 기업이 공개한 지속가능 경영보고서(ESG)와 경영실적 보고서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 실태와 감축 계획을 분석했다. 이 중 일부기업만이 플라스틱 사용량과 플라스틱 절감 목표를 공개하고 있었으며, 궁극적 해결책인 재사용과 리필에 대한 계획을 가진 국내 기업은 전무했다. 플라스틱 배출량 3위를 차지한 코카콜라의 경우,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는 재사용과 리필에 대한 계획이 있었으나 구체적인 국내 계획은 확인할 수 없었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음료류 기업은 4년 연속으로 가장 많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배출하고 있지만 그에 걸맞은 궁극적 변화 유도나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며 “이들 기업은 매년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재사용과 리필 기반 시스템을 도입하여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을 절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이들 기업의 눈속임을 방치하지 않고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마지막 회의 개최국이자 강력한 협약을 요구하는 우호국 연대 소속 국가로서 강력한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식품 포장재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의 제품군별 발생량./그린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