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열린다./AP 연합뉴스

30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열린다. COP28의 당사국 198개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본격적인 COP28에 앞서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는 올해가 기록 이래 지구에서 가장 더운 기간이었다고 밝혔다. 현재 기온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1~1.2도가량 높다. 세계기상기구(WMO)는 향후 5년 안에 지구가 한계를 넘어설 확률이 3분의 2라고 예상했다. 보다 적극적인 기후 대응이 필요해지는 가운데 각국이 약 2주간의 마라톤 회의에 나선다.

◇전 지구적 이행점검 결과 첫 공개… ‘재생에너지 3배 확대안’ 논의

COP28에서는 파리협정에 대한 전 지구적 이행점검(Global Stocktake) 결과가 공개된다. 세계 각국은 2015년 프랑스 파리에 모여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최대 2도로 온난화를 제한하는 파리 기후 협약을 맺었다. 이후 당사국들이 지구 평균 온도의 상승 폭이 1.5도를 넘지 않게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잘 세웠는지, 실제 계획을 얼마나 이행했는지 살피는 것이다. 이행점검은 올해가 첫 평가로 앞으로 5년마다 실시한다.

이미 유엔에서는 지난 9월 세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엔 부족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당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 위기가 극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며 “약속을 이행하기에는 한심할 정도로 부족한 만큼 온난화 대책을 신속히 손 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역시 이행점검 결과에 대해 “17가지 주요 기술 연구 결과 중에 파리협정의 온도 목표와 부합하는 결과는 없었으며,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도로 제한하겠다는 기존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각국은 이번 점검 결과를 기반으로 유엔에 202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제출해야 한다. 유엔은 2019년 수준 대비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3%, 2035년까지는 60% 줄일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2050년까지 완전히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유럽연합(EU)과 아랍에미리트, 미국이 COP28 의제로 10년 이내 재생에너지 3배 확대와 에너지 사용 절반 감축을 제안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서약 결과는 12월 2일(현지 시각) 세계 기후 행동 정상회의 직후 공개된다.

당사국의 기후환경단체들도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목표와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 비영리단체인 기후 솔루션은 “한국은 G20 국가 중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가장 낮다”며 “지난해에는 1인당 탄소 배출량이 G20 국가 중 2위를 차지한 만큼 점검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전 지구적 기후 목표에 맞춰 NDC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집트에서 열린 지난 제27차 유엔기후변화 협약 당사국총회(COP27)의 모습./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선진국·개도국 사이 기금 지원에 대한 합의 이를까

COP28에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 기후 영향에 대한 ‘손실과 피해 기금’에 대한 구체적 논의도 이뤄진다. 지난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는 선진국이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는 개도국에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합의됐다. 그러나 아직 비용의 규모나 방식은 미지수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COP28에서 기금의 규모와 조성, 운용 방식을 논의한다.

해당 기금은 무엇보다 개도국들의 기후 위기 피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보상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미 2009년 코펜하겐에서 열린 COP15에서 선진국들이 2020년부터 매년 1000억 달러 기금을 지원하겠다는 ‘1000억 달러 서약’과 개도국의 탄소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녹색기후기금 등이 만들어졌으나, 개도국들은 여전히 기후 영향에 대한 선진국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의 견해차가 좁혀질지도 관건이다.

현재 COP28은 본격적인 개막 전부터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 27일(현지 시각) 영국 BBC와 기후보도센터(CCR)는 COP28 개최국인 아랍에미리트가 회의를 15개 국가와 화석 연료 사업 확대 기회로 삼으려 했다는 관련 문건을 폭로했다. 술탄 알자베르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회장 겸 COP28 의장은 보도 직후 이 사실을 부인했으나, 아랍에미리트가 지난 4월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의 석유와 가스 프로젝트를 계획한 것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다 탄소 배출국이라는 오명을 쓴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들이 불참하면서 COP28가 반쪽짜리 총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참석하며, 리시 수낙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찰스 3세 영국 국왕 등이 총회에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