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초 홍콩에 태풍으로 홍수가 발생한 뒤로 최근 리비아의 대홍수까지 최근 12일 동안 10개국에서 심각한 홍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이러한 유형의 기상 이변이 더 흔해질 것이라 보고 있다.
지난 10일 리비아의 동부 지중해 연안 도시 데르나를 휩쓴 대홍수로 사망자가 1만1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지중해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높아 폭우가 쏟아진 데다 폭우로 두 곳의 댐이 붕괴해 인명 피해가 더 컸다. 오스만 압둘자릴 리비아 동부 보건부 장관은 “데르나 지역 당국과 리비아 정부의 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면 리비아 홍수 같은 유형의 기상 이변이 점점 더 흔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 나사)은 지난 14일(현지 시각) 올해 여름은 세계 기록이 시작된 1880년 이후 지구에서 가장 더웠던 여름이라고 밝혔다. 해양 표면의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대기는 7% 더 많은 수분을 보유할 수 있다. 따라서 강수량의 빈도와 강도, 기간 등의 특성도 영향을 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하메드 모프타카리 미국 앨라배마대 공학대학 교수 연구진은 21세기 말까지 100년에 한 번 일어날 법한 홍수가 매년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204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최고치를 기록한 뒤 감소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결과다. 또 이르면 2050년부터 9~15년마다 극심한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수와 같은 이상 기후에 부실한 인프라와 부적절한 경고 시스템 등의 요인이 합쳐지면 재난의 규모가 커질 수 있다. 모프타카리 교수는 “토지 계획이나 도시 개발, 해안 보호 조치 같은 사전 예방적 접근 방식이 지역 사회가 홍수를 줄이고 재난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미래의 해안 상황에 대한 현실적인 예측부터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아란 도넬리 국제구조위원회 수석 부사장은 CNN에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로 인해 기상 이변이 더 자주 발생하면서 특히 분쟁 피해 지역에서 지역 사회가 대처하고 재건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인도주의적 지원을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