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6월 강원 동해 지역에서 발생한 연속적인 지진을 분석한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은 동해 해역에 기존보다 더 큰 규모의 단층대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올해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동북동 약 60㎞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5 지진과 4월 23일부터 6월 20일까지 58일간 총 232회의 지진에 대한 분석 정보를 담은 ‘동해(강원) 연속지진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동해 해역에서 발생한 연속지진 특성과 동해 주요 단층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동해 해저 단층 자료를 분석했다. 특히 2019년 4월 19일 같은 해역에서 규모 4.3 지진이 발생한 만큼, 이전 지진들과의 상관관계도 연구 범위에 포함됐다.
올해 동해 지진은 4월 23일 처음 일어나 21일 이후 규모 4.5 지진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에 일어난 지진들은 파형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나 진원과 단층 운동이 비슷한 것으로 파악됐다. 5월 15일 발생한 규모 4.5의 본진은 진원 깊이가 약 17~19㎞, 단층면해는 ‘북북서-남남동’의 주향을 가지고 서남서 방향으로 역단층 운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동해 지진 본진은 2019년 발생한 지진과 동일 단층면에서 일어났다. 특히 2019년 4월 17일부터 올해 6월 20일 사이 발생한 지진 중 104개 지진은 진원 깊이 약 18㎞, 반경 0.3㎞ 이내에 집중적으로 분포했다. 주향과 경사도 본진의 단층면해와 유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 일어난 지진의 단층면이 재활성화됐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동해 지진은 진원이 퇴적층보다 아래에 위치한 지각 깊은 곳에서 발생했다. 이는 깊은 지각 속의 지구조 운동으로 인한 응력 축적과 해소로 지진이 발생한 것을 의미한다. 현재 동해 해저에서 단층면이 역단층을 보이고 있는데, 동-서 방향의 지구조 운동으로 지각이 압축된 영향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규모 5 이하의 지진이 주로 발생했지만, 연구팀은 동일 지점에서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지진 해일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규모 6 정도의 지진이 발생하면 강원도 내륙의 피해도 예상된다.
새로운 단층대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올해 지진은 기존에 알려진 후포단층이나 울릉단층과는 거리가 있다. 연구팀은 울층단층 북쪽으로 연장되는 소규모 단층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면서도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큰 규모의 단층대가 존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새 단층대에 대한 분석을 위해 향후 해저물리탐사가 진행될 계획이다.
이평구 지질연 원장은 “동해 연속지진 발생으로 육상뿐만 아니라 해저에도 대형지진 가능성에 대한 관심과 연구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지진 예측은 어렵지만, 육상과 해저의 지진 위험지역 연구로 국가와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