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광공해 비교. 인공조명이 없는 곳(왼쪽)은 완전한 어두워 밤하늘의 별들이 잘 보이지만 조명이 환한 도심(오른쪽)에서는 별을 거의 볼 수 없다./NOIRLab/NSF/AURA, P. Marenfeld

전 세계적으로 인공조명이 늘고 광공해(光公害)가 심각해지면서, 전 세계 과학자들이 밤하늘을 지키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과학계는 우주 관측과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는 광공해 해결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논의한다.

16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국제밤하늘협회(International Dark-Sky Association)는 이달 15~22일(현지 시각) ‘2023 국제 밤하늘 주간’을 개최한다. 국제 밤하늘 주간에서는 빛 공해가 인간과 야생 동물, 생태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살펴보고, 밤하늘 보호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세션을 진행한다.

광공해는 도시의 인공조명으로 발생하는 산란광(散亂光·Skyglow)가 원인이다. 하늘로 향한 인공조명에서 나온 빛이 대기 중의 수증기와 먼지 등에 부딪혀 굴절되고 산란하는 것이다. 밤하늘에 산란광이 많아질수록 지상에서 볼 수 있는 별들이 가려진다.

광공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도시화와 산업화 지역이 증가하면서 꾸준히 증가했다. 또 최근 들어서는 야외 조명으로 발광다이오드(LED)가 많이 사용되면서, 과학계가 인지하지 못했던 광공해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크리스토퍼 키바 독일 지구과학연구센터 연구원이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팀은 올해 1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2011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밤하늘이 9.6%씩 밝아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많은 사람이 보는 밤하늘은 8년 전보다 두 배 밝아졌다며 전 세계 사람의 83%가 빛으로 오염된 하늘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처럼 광공해가 지속될 경우 별 250개를 볼 수 있는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는 18년 뒤 별을 100개도 못 볼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광공해는 인간과 생태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야생 동물은 광공해로 불면증에 걸려 번식 활동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베르너 클로아스 독일 라이프니츠대 담수생태학과 교수 연구팀은 2020년 도시 인공조명으로 밤하늘이 밝아져 담수어의 멜라토닌 생산량이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멜라토닌은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으로, 생체 시계를 조절하고 생식과 성장에 관여한다.

국제밤하늘협회는 우주 과학 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도시 지역의 상당량의 광공해는 비효율적이고 지나치게 밝은 부적절한 실외 조명에서 발생한다”며 “물체와 영역에 정확히 맞추지 않고 하늘로 쏟아지는 조명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효과적인 실외 조명은 광공해를 줄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모든 생명체가 번성할 수 있도록 더 나은 조명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