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피해를 본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지역 주민이 지난달 12일(현지 시각) 반려견을 안고 집을 떠나 대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폭우와 토네이도, 폭설이 강타하며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과학계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앞으로 폭우와 폭설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고, 극단적인 우기와 건기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이상기후 현상과 관련해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이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고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전했다.

평소 날씨가 좋기로 유명한 미국 캘리포니아는 지난 3개월 동안 폭우와 폭설, 토네이도와 같은 혹독한 기상 상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지역에서는 지난달 14일 폭우로 인한 홍수로 2만7000명의 주민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같은 달 22일에는 몬테벨로 지역에 시속 170㎞에 달하는 토네이도가 덮쳐 5명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달 26일에는 캘리포니아주 동부에 위치한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총 18m의 눈이 내렸다. 이는 1952년 이후 눈이 가장 많이 내린 것으로, 캘리포니아주 연평균 적설량의 두 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난달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내린 폭설. /Nature

캘리포니아주의 극단적인 날씨는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 현상이 원인이다. 대기의 강은 열대 지방에서 고위도로 이동하는 습한 공기 기둥을 의미한다. 이 공기 기둥은 길고 좁아 엄청난 양의 수증기를 포함하는데, 산악지역을 지나가면서 비와 눈을 생성하는 응결된 구름으로 변한다. 폭우와 폭설이 시작된 지난해 11월부터 캘리포니아주에는 총 31개의 대기의 강이 강타했다.

대기의 강은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던 캘리포니아주를 해갈시켜 줄 수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올해 미국 봄 전망에서 캘리포니아주에 대해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예외적’’극한’ 가뭄 지정을 철회했다. 하지만 이번 겨울처럼 연속적으로 강타한 것은 전례가 없고, 향후 잠재적인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폭설이 녹을 때 생성되는 물의 양이 너무 많아 적절한 저장 방식을 사용하지 않으면 가뭄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앨리슨 미카엘리스 미국 노던 일리노이대 지구대기환경학과 교수는 네이처를 통해 “일반적으로 유익할 수 있는 이벤트가 계속해서 발생하면 잠재적으로 위험한 이벤트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톰 코링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스크립스해양학연구소 연구원은 “눈이 너무 빨리 녹으면 물이 바다로 흘러가 여분의 물은 저장되지 않고, 필요한 곳에 분배되지 않는다”며 “물 관리에 이상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잦아진 대기의 강 현상과 관련해선 기후변화의 영향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지구온난화로 대기 온도가 상승하면서, 대기의 강이 더 많은 수분을 보유하고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기와 건기가 극명하게 나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앤드류 슈워츠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는 “최근 캘리포니아주는 과거보다 극심한 우기와 건기를 오가고 있다”며 “대기의 강에 대한 변동성은 항상 존재했지만, 기후변화로 증폭되고 있다”고 했다.

과학계는 기후변화와 대기의 강 현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극지방의 제트기류나 대기 흐름을 추가적으로 연구할 것으로 보인다. 김 레이드 호주 모나쉬대 지구대기환경학부 연구위원은 “기후변화가 대기의 강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이해하려면 추가적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 DOI: https://doi.org/10.1038/d41586-023-00937-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