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당뇨·비만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체내 대사 균형이 흔들리면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7일 헬스케어 데이터·알고리즘 스타트업 로그싱크에 따르면,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 연구팀과 노종렬 분당차병원 교수 연구팀이 공동 수행한 연구 논문이 최근 비만 분야 국제학술지 Current Obesity Reports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이번 논문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GLP-1RA·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의 체중 감소 원리 자체가 장기적으로는 체내 대사 시스템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음식을 먹으면 장에서 자연스럽게 분비되는 GLP-1이라는 호르몬의 작용을 모방한 원리의 치료제다. 이 호르몬은 뇌에 '배부르다'라는 신호를 보내 식욕을 줄이고, 위에서 음식이 내려가는 속도를 늦춘다. 인슐린 분비를 늘려 혈당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GLP-1 계열 약물은 식욕을 억제하고 위 배출 속도를 늦춰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체중 감량 효과를 낸다.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젭바운드) 등이 대표적이다.
연구진은 GLP-1 치료 환경을 기존의 '체중 감소' 개념이 아니라, 체내로 유입되는 영양과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에너지 흐름 제한 상태'로 새롭게 정의했다.
이런 환경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근육 감소, 영양 불균형, 피로감, 위장 장애 등 다양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논문은 특히 장기적인 대사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근육 유지와 항산화 기능에 필요한 단백질·아미노산 공급 ▲효소 활성과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유지하는 미량 영양소 ▲담즙산 경로를 통한 지방 및 지용성 영양소 흡수 ▲세포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NAD⁺ 기반 산화 대사 시스템 등을 제시했다.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는 "비만 치료에서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단순 체중 감량이 아니라 환자의 생리 기능과 대사 균형을 유지하는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제시한 연구"라고 말했다.
이재왕 로그싱크 연구원은 "GLP-1 비만 치료 과정에서 근육량 변화와 미량 영양소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신체 회복력을 높이기 위한 맞춤형 정밀 영양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로그싱크는 이번 논문 게재를 계기로 올해 하반기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코호트(집단 추적)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GLP-1 계열 약물 복용 시 필요한 정밀 영양 관리의 임상 근거를 확보하고, 관련 사후관리(Aftercare) 서비스 상용화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약물 성분과 영양소 간 상호작용을 분석한 약 6만5000건의 연구 문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처방 이후 환자의 영양 상태를 관리하는 정밀 영양 사후관리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참고자료
Current Obesity Reports(2026), DOI: https://doi.org/10.1007/s13679-026-007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