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노화를 늦추고 노인성 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장내미생물을 발견했다. 이 미생물을 기반으로 건강수명의 변화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수도 만들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의생명공학과 류동렬 교수 연구팀이 충남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이현승 교수팀, 고려대학교 생명공학부 최동욱 교수팀, 에이치이엠파마, 아모레퍼시픽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장내 미생물이 노화를 늦추고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를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장내 공생미생물이 만드는 대사산물인 ‘3-페닐락틱산(PLA)’이 미토콘드리아 항상성을 강화해 근감소증과 같은 노화 관련 질환의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미토콘드리아는 생체에너지를 생산·공급하는 몸 안의 발전소 같은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면서 미토콘드리아는 기능이 떨어진다. 신경퇴행질환·루게릭병·심혈관계 질환·정신 질환·당뇨·암 같은 질환 대부분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과 관련이 있다. 우리 몸의 노화를 늦추려면 미토콘드리아 같은 세포 소기관의 재생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PLA를 적절히 공급하는 것만으로도 미토콘드리아의 항상성을 어느 정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PLA 투여군은 산소 소비량이 1.5배, ATP 생성량이 1.8배 증가하는 등 구체적인 수치로도 미토콘드리아 항상성 강화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PLA를 통해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하면 스트레스 저항성이 늘고, 건강수명도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건강수명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보내는 시기를 말한다. 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장애를 가진 기간을 제외한 수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건강수명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건강노화인덱스(Healthy Aging Index, HAI)도 개발했다.
류동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내 공생미생물이 생성하는 대사산물이 노화 관련 질환, 특히 근감소증과 같은 근육 노화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 준 사례”라며 “건강노화인덱스는 삶의 질 개선 없이 단순히 오래 살게 하는 약물을 선별할 수 있도록 해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도록 돕는 약물의 개발에 필수적인 지표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4), DOI : https://doi.org/10.1038/s41467-024-550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