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발열과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이는 호흡기 감염증인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 감염증(HMPV)’이 유행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환자 발생이 평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8일 “최근 국외에서 발생 증가가 보고되는 HMPV는 전 세계적으로 흔한 바이러스”라며 “국내에서는 아직 평년보다 큰 유행이 감지되지 않는 등 HMPV 관련 유의할 만한 특이 동향은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HMPV는 세계적으로 흔한 바이러스로, 침방울과 감염된 사람의 분비물이나 오염된 물건 접촉으로 전파된다. 감염 시 발열, 기침, 가래, 콧물, 코막힘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를 보인다.
질병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제외하면, HMPV는 매년 어린이와 노약자를 대상으로 일정 수준 유행해 왔다. 5세 이하 소아의 호흡기 감염의 2~3%가 HMPV 감염이다.
다만 국내도 최근 4주간 HMPV 감염으로 입원한 환자 수가 늘었다. 질병청이 운영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증 입원 환자 표본 감시 결과, 49주 차 입원 환자 수는 83명, 50주 차는 82명, 51주 차 144명, 52주 차는 180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4주간 입원 환자 489명 중 0-6세가 절반에 가까운 48.5%(237명)를 차지했다. 뒤이어 65세 이상이 20.4%(100명), 7~12세 18.2%(89명), 50~64세가 5.7%(28명) 순이다.
HMPV는 심한 경우 세기관지염, 폐렴 등 하기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해열제나 수액 등으로 대증 치료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같은 신종 호흡기 감염증이 아니므로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국내에서는 HMPV보다 A형 독감으로 불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 중이다. 질병청의 국내 병원체 표본 감시 결과에서도 최근 4주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49주 9.3%에서 52주 50.9%로 급증했다. HMPV 검출률은 49주 3.2%에서 52주 5.3%로 늘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인플루엔자가 크게 유행하는 상황에서 RSV 감염증에 이어 HPMV 감염증도 증가하고 있어 지속적인 주의가 요구된다”면서 “외출 전·후 손 씻기, 기침 예절 실천, 호흡기 증상 발생 시 마스크 착용, 2시간마다 10분 이상 실내 환기 등 기본적인 호흡기 감염병 예방 수칙 실천”을 당부했다.
질병청은 특히 영유아 보육시설 등은 겨울철 호흡기 감염병 집단 발생 예방을 위해 호흡기 증상이 있는 직원과 영유아의 등원을 제한하고, 규칙적인 환기, 마스크 착용, 개인물품의 공동사용 금지 등 감염 관리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