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대거 병원을 떠난 데 더해, 사직한 전문의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중심으로 사직이 늘어 의료 공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10월 전국 88개 수련병원에서 사직한 의대 교수를 포함한 전문의는 1729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 같은 기간 사직한 전문의 수(865명)보다 2배 많은 수준이다.
특히 필수의료과 중심으로 사직이 증가했다. 지난해 신경과 전문의는 전년(15명)보다 4배 많은 60명이 사직했다. 신경외과 사직 규모 역시 81명으로 전년(20명)보다 4배 많았다. 같은 기간 산부인과는 57명, 소아청소년과는 106명의 전문의가 그만뒀다. 이는 각각 전년보다 2.4배, 1.1배 증가한 규모다. 응급의학과 사직 전문의도 전년보다 3.6배 늘어 137명이 사직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국가고시를 거부하면서 내년에 배출되는 신규 의사는 올해보다 약 3000명 줄어들 전망이다. 의대생은 의대를 졸업하고 국시 실기 시험과 필기 시험에 모두 합격해야 의사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따르면 이번 국시 응시 예정자인 본과 4학년생 2773명(약 96%)이 이를 거부했다.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수련 병원을 떠난 전공의는 대부분 복귀하지 않고, 사직 처리됐다. 지난 3일 기준 전국 211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출근율은 8.7%다. 내년 3월 수련을 시작할 전공의도 전체 모집 정원의 5% 수준만 선발됐다. 전문의 배출도 사실상 중단될 위기에 직면한 셈이다. 최근 대한의학회가 전문의 시험 원서를 접수한 결과,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하는 전공의 수는 566명에 그쳤다. 신규 전문의 배출이 예년의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