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걷기·중강도 이상의 신체활동과 우울감 경험률·스트레스 인지율이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흡연과 고위험음주도 소폭 개선됐다. 반면 비만율과 고혈압·당뇨병 진단율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비만율은 2015년부터 꾸준히 늘어 올해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질병관리청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약 23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주요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지역사회건강조사는 지역보건법 제4조에 근거해 매년 전국 258개 보건소가 지역주민의 건강실태를 파악한 결과다. 지역보건의료계획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 2008년부터 시‧군‧구 단위의 건강통계와 지역 간 비교통계를 내고 있다.
질병청이 올해 5월 16일~7월 31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약 23만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신체활동 등 건강행태와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현황 등을 조사해 분석한 결과, 걷기·중강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개선된 반면 비만율과 체중 조절 시도율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걷기 실천율과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은 모두 개선됐다. 걷기 실천율은 2021년 이전까지는 감소 추세였으나 신종코로나19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이후 증가 추세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8%p 증가한 49.7%를 기록했다.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도 전년 대비 1.5%p 늘어난 26.6%다.
그러나 지역 간 격차 또한 확대됐다. 걷기 실천율의 지역 간 격차는 지난해보다 6.1%p,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의 격차는 2.2%p 늘었다.
고혈압과 당뇨병 진단 경험률은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0.5%p 증가해 21.1%를 기록했다.
다만 이들 가운데 치료를 받은 비율은 2008년 처음 조사된 이래로 약 10년간 80%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가, 2018년부터 90%를 넘어서며 매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역시 90% 이상으로 만성질환 관리 수준이 높게 유지됐다.
하지만 비만율은 증가해 올해 최고치에 도달했다. 올해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비만율은 34.4%로, 지난해(33.7%) 대비 0.7%p 올랐다. 최근 1년 동안 체중을 줄이거나 또는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연간 체중조절 시도율은 올해 65.0%로 전년 대비 1.9%p 줄었다.
현재흡연율은 18.9%로 전년 대비 1.4%p 감소했다. 사용 중인 담배제품으로는 일반담배(궐련)는 18.9%로 전년 대비 1.4%p 감소하며 꾸준한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자담배(액상형 또는 궐련형)는 8.7%로 지난해보다 0.6%p 늘었다.
음주는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가, 다시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음주율은 지난해(58.0%) 대비 올해 58.3%로 0.3%p 올랐지만, 고위험음주율은 지난해(13.2%) 대비 올해 12.6%로 0.6%p 줄었다.
우울감 경험률과 스트레스 인지율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최근 1년 동안 연속적으로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우울감(슬픔이나 절망감 등)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은 전년 대비 1.1%p 줄어 6.2%를 기록했다. 스트레스 인지율도 올해 23.7%로 지난해 대비 올해 2.0%p 줄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19세 이상 성인의 신체활동 실천은 증가하고 우울감 경험은 감소했다”며 “반면 비만은 전년 대비 증가했는데, 이러한 건강지표의 추이는 지역별 양상이 상이하게 나타났다”고 했다. 지 청장은 “내년에는 일부 지자체를 대상으로 혼합조사 시범조사를 실시하여 조사절차·보정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혼합조사를 전국적으로 확대하여 조사참여자의 조사부담을 경감하고 신뢰도를 제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