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관련 사진./조선DB

국내 급성 뇌졸중 환자 중 남성과 흡연자, 당뇨병 환자가 다른 국가보다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졸중이 발생한 이후 90분 이내 수술을 받는 사례가 줄고 있어 관련 인프라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내 다기관 급성기 뇌졸중 코호트 자료를 분석해 2021년 뇌졸중 진료 현황을 28일 발표했다. 발표 내용은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9월호에 게재됐다.

보건연은 2017~2021년 급성기 뇌졸중 코호트를 구축해 총 17개 뇌졸중 센터의 자료를 수집했다. 연구팀은 전국 뇌졸중 등록자료를 사용해 인구통계와 위험 요인, 임상 증상, 치료 방식 등을 분석했다. 해당 연구의 책임자는 박종무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맡았다.

분석 결과, 국내 뇌졸중 환자는 남성 비율이 59.8%로, 여성(40.2%)보다 많았다. 남성 환자의 평균 나이는 67세, 여성은 73세였다. 급성 뇌졸중 환자 중 당뇨병을 앓는 사람은 35%, 흡연자는 21%로 나타났다. 뇌졸중 환자 중 가장 큰 위험 요인은 고혈압으로, 전체 환자 중 고혈압을 앓는 사람의 비율은 67%에 달했다.

당뇨병을 앓고 흡연하는 뇌졸중 환자 비율은 다른 나라보다 높게 나타났다. 당뇨병의 경우 미국(36%)을 제외한 일본, 영국, 스웨덴보다 뇌졸중 환자 비율이 높았다. 국내 뇌졸중 환자의 흡연 유병률은 미국(19%)과 스웨덴(13%)보다 높았다. 특히 한국 남성의 경우 뇌졸중 환자 중 흡연 비율이 33.3%로 백인 남성(11.3%)의 3배 수준이다. 한국 남성 흡연자 3명 중 1명은 급성 뇌졸중을 경험하는 셈이다.

중요한 급성 뇌졸중 치료로 꼽히는 혈관 재개통 치료율은 2016년 이후 정체됐다. 특히 뇌졸중 환자의 뇌 손상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90분 이내 재관류 치료’ 비율은 급격히 떨어졌다. 재관류 치료는 급성 뇌졸중 환자에게 혈전용해제를 사용해 혈전을 녹이거나, 기구를 뇌혈관에 삽입해 혈전을 제거하는 시술이다. 90분 이내 재관류 치료 비율은 2021년 30.7%로, 2020년(36.8%)보다 6.1%P 줄었다.

연구팀은 “뇌졸중 위험성에 대한 인식과 급성 뇌졸중 치료 시간이 개선돼야 한다”며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과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오는 29일 ‘세계 뇌졸중의 날’을 맞이해 뇌졸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뇌졸중기구(WSO)는 뇌졸중의 위험성과 높은 발생률을 경고하고, 예방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매년 10월 29일을 세계 뇌졸중의 날로 정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뇌졸중은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인 중증질환으로, 뇌졸중의 증상에 대한 일반인의 사전 인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국민적인 관심을 환기하고, 뇌졸중 진단·치료, 예방 관리의 중요성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대한의학회지(2024), DOI: https://doi.org/10.3346/jkms.2024.39.e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