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을 추진하면서 대구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올해 의사국시 실기시험에는 평년 대비 10% 수준의 합격자만 나오면서 앞으로 의사 인력 수급에 빨간 불이 켜졌다./뉴스1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의사 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에 단체 불참했다. 평년 합격자 수는 평년의 10% 수준이다. 향후 의사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더 커질 전망이다.

20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따르면 제89회 의사국시 실기시험에 347명이 응시해 266명이 합격했다.

의사국시 실기시험 합격률은 2020년을 제외하고 최근 5년간 90% 중후반대를 유지해왔다. 2019년 97%, 2020년 86%, 2021년 상반기와 하반기가 각각 97.6%와 95.9%였다. 2022년은 96.2%, 2023년은 95.5%였으나, 올해는 합격률이 76.7%로 급감했다.

응시자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시행된 제88회 의사국시 실기시험은 3212명이 응시했다. 하지만 올해는 347명에 불과하다. 올해 응시 대상은 의대 본과 4학년 학생 3000여명에 전년도 시험 불합격자 등 추가 인원을 더해 약 3200명이다. 이 가운데 11.4%가량만 지원한 것이다.

합격자 수도 266명으로, 평년의 10% 수준에 그친다. 2021년을 제외하면 매년 의사국시 실기시험 합격자는 3000명 수준을 유지해왔다.

의사국시 실기시험 합격률과 응시율이 급감한 이유는 정부의 의대 정원 정책에 반발해 의대생들이 단체 휴학과 국시 거부에 나섰기 때문이다. 합격률이 80%대였던 2020년에도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의대생들이 응시를 거부했다. 당시는 423명이 의사국시 실기시험에 응시해 365명이 합격했으나, 의정합의를 통해 추가 시험을 마련하고 다음 해 상반기 추가 시험을 쳐 2709명이 응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