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가 아프리카 콩고 지역에서 엠폭스 백신 접종을 준비 중이다. /AP Photo

아프리카에서 엠폭스(MPOX·원숭이두창)가 번져 올해 들어 10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엠폭스는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으로 수포성 발진 증상을 보이고 급성 발열, 근육통, 두통 등을 동반한다.

7일(현지 시각) 세계보건기구(WHO)의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아프리카에서 6754건의 확진 사례와 996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엠폭스 의심 사례는 3만5525건에 달했다. 환자가 가장 많은 곳은 올해 엠폭스 확산세가 두드러진 콩고민주공화국으로, 아프리카 전체 확진자 중 90%를 차지한다.

지난 8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고 수준의 보건 경계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는데, 여전히 발병이 잇따르고 있다. WHO는 지난 2022년 미주·유럽 등지에서 엠폭스가 번지자 당시 PHEIC를 선언했다가 이듬해 확산세가 잦아들어 이를 해제한 바 있다.

올해 민주콩고를 중심으로 확산된 엠폭스는 기존 유형과 다른 ‘엠폭스 하위계통 1b형’이다. 전파 속도와 환자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알려져 있고 환자 유형도 기존과 다른 양상이다. 2022년 미주·유럽에서 번진 엠폭스는 발병 사례 대다수가 동성과 성관계한 성인 남성이 병을 얻는 경우로 알려졌는데, WHO가 민주콩고 내 키부주 북부 지역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오해 확진자의 75%가 17세 이하 아동·청소년이었고 환자의 성별도 남녀가 비슷했다.

WHO는 지난 5일 키부주 북부에서 첫 엠폭스 백신 접종을 개시했으며 민주콩고 11개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백신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미국 정부 등이 기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