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암병원 연구진이 개발한 초소형 로봇 기기가 암 병변을 제거하는 모습./고려대 안암병원

국내 연구진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초소형 로봇 내시경 기술을 개발해 직접 시술하는 데 성공했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김상현·최혁순·금보라 소화기내과 교수, 고려대 공대, 엔도로보틱스 공동 연구진이 위장관 치료 내시경 시술에 로봇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치료 내시경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내시경 시술은 소화기 질환 치료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내시경 점막하절제술은 내시경을 이용해 소화관 내부 종양이나 병변을 제거하는 시술로 주로 식도, 위, 대장 등의 소화관에 발생하는 조기암이나 암 전 단계 병변을 치료한다.

이 시술은 기존의 내시경 점막 절제술과 비교해 더 큰 병변을 없앨 수 있고, 장기 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회복 기간이 짧고 합병증 발생률이 낮다는 점도 장점이다. 그러나 정교한 수술 기술이 필요하므로 반드시 숙련된 전문의가 시행해야 한다. 또한 시술 난이도가 높아 보편적으로 상용화하기가 어려웠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내시경 시술에 로봇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치료 내시경 로봇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내시경에 탈부착할 수 있는 초소형 로봇을 활용해 위와 대장 병변의 내시경 점막하절제술을 수행하고 그 효과를 분석했다.

동물실험 결과 내시경 로봇 점막하절제술은 기존 시술보다 조직을 절개하는 속도가 2배 이상 빠르고 합병증이 적었다. 또한 어려운 위치에 있어 기존 내시경 수술로 접근이 어려운 곳을 로봇 내시경 수술을 통해 더 쉽게 제거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 연구 결과를 5월 18~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소화기 질환 주간’에서 발표해 정밀도와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7월 4~6일 열린 세계내시경학회(ENDO 2024)에서는 세계 최초로 내시경 부착 로봇을 이용한 내시경 시술로 종양을 절제하는 과정을 생중계로 전했다.

최혁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화관 종양 치료에서 훨씬 신속하고 안전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로봇 기술을 개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특히 초소형 로봇이 내시경에 매립된 상태로 안전하게 병변까지 도달해 안전하고 정확한 시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앞으로 치료 내시경 로봇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등의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현 교수는 “향후 로봇을 활용한 치료 내시경 분야는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국제학술지 ‘서지컬 엔도스코피’와 7월 ‘것 리버’에 각각 실렸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김상현·최혁순·금보라 소화기내과 교수, 고려대 공대, 엔도로보틱스 공동 연구진이 위장관 치료 내시경 시술에 로봇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치료 내시경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고려대 안암병원

참고 자료

Surgical Endoscopy(2024), DOI: https://doi.org/10.1007/s00464-024-10743-9

Gut Liver(2024), DOI: https://doi.org/10.5009/gnl2302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