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우주탐사팀 ‘폴라리스 던(Polaris dawn)’이 지난 15일(현지 시각) 사상 첫 민간 우주유영을 수행하고 성공적으로 지구에 귀환했다. 폴라리스 던은 5일간 스페이스X의 우주선 드래건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보다 먼 곳까지 비행했다. 미국의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폴로 프로그램 이후 가장 먼 우주에서 우주 유영을 하면서 36가지 과학 임무도 수행했다. 특히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추진하는 우주인 건강 연구 프로그램도 과학 임무에 포함됐다.
나사가 진행하는 인간 연구 프로그램(Human Research Program)을 주도하는 미국 우주 의학 분야의 핵심 관계자들이 국내 우주 의학 연구자들과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에 온다. 인하대는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제2회 한미(韓美) 우주의학심포지엄을 연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연구에 따르면 방사선이 쏟아지고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 머물면 암에 걸릴 위험이 커지고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나사는 달과 화성으로 장거리 여행을 하는 유인 우주탐사 시대를 앞두고 우주 비행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인하대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가 주관한다. 나사의 데이비드 보먼 인간 연구 프로그램(HRP) 책임자와 잰시 맥피 부수석과학자, 샤르미 왓킨스 아르테미스 최고의학책임자(CMO), 마카엘라 멘드랠러국제기관간임무사무소(OIIR) 국제 프로그램 전문가를 비롯해 김정균 보령 대표, 윤학순 스페이스린텍 대표, 박찬훈 한림대 의대 교수 등 국내외 우주 헬스케어 분야 연구자와 기업가들이 참여한다.
앞서 나사는 폴라리스 던 우주인 4명이 우주에 머무는 동안 혈압과 심박수, 호흡수, 체온 등 건강 정보를 수집하고 초음파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원격진료 장치를 테스트했다. 삼성전자 스마트 시계인 갤럭시워치5도 이번 임무에서 우주인의 체질량 변화를 측정하는 데 활용됐다. 나사 관계자들은 이번 행사에서 미국의 유인 달 탐사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 향후 추진할 유인 우주탐사를 포함해 미국의 우주개발 방향을 설명하고 협력 프로그램을 소개할 예정이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윤영빈 우주항공청장과 빌 넬슨 나사 국장이 참여한 가운데 달과 화성 우주 탐사와 우주 생명 과학 연구와 의료 운영 등에서의 양국 협력을 담은 공동 의향서에 서명했다. 한국은 앞서 2021년부터 아르테미스 협정에 10번째 가입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원자력, 통신 컴퓨터, 바이오헬스 분야에서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우주 의학과 헬스케어 분야는 미국도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두 나라 연구자들과 기업가들은 이번 행사에서 국내 방사선 연구시설과 드롭 타워를 활용한 우주 의학 연구와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나사 관계자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공군 관계자들이 향후 국내에서 추진될 유인 우주 비행사 프로그램과 선발 기준에 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됐다.
김규성 인하대 우주항공의과학연구소장은 “한국은 발사체와 인공위성, 탑재체에서 국제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의생명 과학 분야의 저변 기술을 우주에 접목하면 단기간에 우주의학에서도 도약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