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뉴럴링크가 개발 중인 시력회복 임플란트가 미식품의약국(FDA)가 지정하는 ‘혁신 의료기기(Breakthrough divices)’에 선정됐다. 뉴럴링크 로고와 일론 머스크. /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가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력을 회복하는 뇌 임플란트에 대해 ‘혁신 의료기기(Breakthrough divices)’ 승인을 받았다. 사람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잃어버린 신체 기능을 되찾겠다는 꿈이 한 걸음 더 현실에 다가섰다.

로이터는 18일(현지 시각) 뉴럴링크가 개발한 시력 회복 임플란트인 ‘블라인드사이트(Blindsight)’가 FDA로부터 ‘혁신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블라인드 사이트는 뉴럴링크가 개발 중인 뇌 이식용 칩 중 하나이다. 뇌에서 시각을 처리하는 피질에 외부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미세 전극들이 있는 칩을 이식한다. 외부 카메라가 사물을 촬영하면 그 정보에 맞춰 칩이 전극으로 신경세포를 자극하고 뇌가 이미지를 인식하는 원리다.

뉴럴링크에 따르면 블라인드사이트 칩은 시각장애인처럼 전혀 보지 못한 사람에게도 인공 시각을 제공한다. 일론 머스크도 FDA 허가 직후 자신의 X계정에 “이 실험용 장치가 두 눈과 시신경을 잃은 사람도 다시 볼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올렸다.

혁신 의료기기 프로그램은 생명을 앗아갈 만큼의 심각한 질병이나 기존 방식보다 더 효과적인 치료와 진단이 필요한 질병 치료에 필요한 의료기기를 제때 공급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금까지 의료기기 933개가 혁신 의료기기로 지정됐고 이 가운데 95개가 판매 승인까지 받았다. 초음파로 뇌 질환을 수술하는 엑사블레이트와 땀을 면봉으로 채취해 약물 오용 여부를 확인하는 애버트디 기술이 대표적이다.

뉴럴링크가 개발한 뇌 임플란트칩. /뉴럴링크

전문가들은 FDA의 혁신 의료기기 지정은 블라인드사이트가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실명 치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신호탄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뉴럴링크는 척수 손상으로 온몸이 마비된 환자의 뇌에 칩을 이식해 혼자서 생각만으로 디지털 기기를 작동시킨 성과를 거뒀다. 뉴럴링크는 지난 1월 처음으로 척수 손상 환자의 뇌에 칩을 이식하는 수술을 시행한 데 이어 이어 7월 두 번째 이식 수술을 진행했다.

일부는 블라인드사이트만으로 시력을 되찾는다는 일은 머스크의 선언처럼 쉽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미국 기술전문지 테크크런치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1980년대 유행한 아타리 비디오 게임 속의 이미지처럼 거친 형태나마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는 머스크의 주장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뇌에 이식하는 칩은 전극 수가 너무 적어서 사람에게 충분한 이미지를 제공하지 못하고 작은 반짝임 정도로만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블라인드사이트는 선천성 시각장애인에게는 적용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부상이나 질병으로 시력을 잃으면 아직 뇌가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경로를 가지고 있지만 선천성 장애인은 이런 경로가 형성되지 않아서 시각 신호를 해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뉴럴링크측은 아직 시력 회복용 칩을 언제 환자의 뇌에 이식할지 임상시험 절차를 밝히지 않았다. 미국 정부의 임상시험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현재 뉴럴링크의 임상시험은 3명을 대상으로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