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환자와 보호자가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응급실에 비상이 걸리자 의사 단체가 추석 연휴에는 응급실이 대부분 운영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채동영 대한의사협회(의협) 부대변인은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미 대부분 응급실이 해당 병원에서 수술한 기존 환자 위주로 받고 있고, 신규 환자나 전원 환자는 돌려보내고 있다”며 “9월이 되면 코로나가 정점을 찍어 환자들이 더 몰릴 텐데, 필수진료과 의사들이 대거 쉬는 추석 연휴에는 응급실이 연쇄 셧다운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수도권 병원 응급실에는 전문의 사직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응급의학과 전문의 4명이 추가로 사직서를 내면서 총 14명 중 절반인 7명만 남게 됐다. 아주대병원 응급실 내원 환자는 하루 평균 110~120명인데, 이 중 60∼70명은 성인으로 최다 수준이며 중환자도 절반 이상으로 많다.

의협은 정부에 응급실 의료진에 대한 법적 책임 면제와 보상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채 부대변인은 “응급의료 참여 의료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면제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최고액을 제한해야 한다”며 “면책 방안을 담은 ‘필수의료사고특례법’ 제정을 통해 제도적 보호 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인에게 폭력을 행사한 경우에는 진료 거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제정 또는 시행령 명시도 제안했다.

수가와 보상체계 개선을 통해 고강도 업무를 감당하고 있는 의료진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도 요구했다.

채 부대변인은 “한시적으로 지급하고 있는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응급진료(KTAS 1∼3등급) 전문의 진찰료와 지역응급의료기관 응급진찰료를 상시화·제도화하고, 야간·공휴일에는 가산을 적용해 의료진에게 와닿을 수 있을 정도의 보상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강도 노동에 시달린 응급의학과 전공의와 전임의에게 수련보조수당을 지급해 숨통이 트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현장 의견이 반영될 때 비로소 응급의료의 파멸을 막고 대한민국의 의료가 다시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