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상처의 염증 수준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자 바늘과 실을 개발했다. 전자 바늘과 실은 복잡한 상처 회복 과정을 파악해 맞춤형 치료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홍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 및 기계전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상처의 염증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전자봉합사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정승 성균관대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함께 진행했다.
상처 치유 과정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복잡하게 이뤄진다. 조기 감염을 막지 못할 정도로 관리가 부실하면 상처가 만성화되고, 심하면 절단·장애·사망에 이를 수 있다. 상처를 완벽하게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전자소자가 개발됐지만, 대부분 밴드나 패치 형태에 그쳤다. 전자 밴드나 패치는 피부 표층보다 깊은 곳에 있는 상처의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인체 내부와 외부 상처의 염증을 장기간 진단할 수 있는 전자봉합사 시스템을 개발했다. 일반 의료용 바늘과 실처럼 상처를 봉합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상처에서 발생하는 염증을 감지한다.
이 전자 바늘과 실은 전극용 고분자인 폴리아닐린과 염화은(AgCl), 금 나노입자로 구성돼 산성도(pH)를 파악한다. 산성도당 58.9㎷를 감지해 높은 감도를 보이고, 부작용도 적어 환자에게 사용하기 적합하다. 산성에 가까울수록 염증이 촉진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산성도를 생체 신호로 해 염증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재홍 교수는 “이번 연구로 봉합사형 체내삽입 전자소자 기술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앞으로 전자봉합사뿐 아니라 생체 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 분야 연구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성과는 재료 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지난 16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2024), DOI: https://doi.org/10.1002/adfm.202402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