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연구진이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어린이의 뇌 혈류량이 연령에 따라 달라지며, 특히 만 7~8세에 ADHD 증상이 심해질 수 있음을 밝혀냈다./픽사베이

국내 연구진이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어린이의 뇌 혈류량이 연령에 따라 달라지며, 특히 만 7~8세에 ADHD 증상이 심해질 수 있음을 밝혀냈다.

서울대병원은 김붕년 소아정신과 교수팀(임유빈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강사)과 손철호 영상의학과 교수팀, 송희진 의생명연구원 연구교수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지난달 28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ADHD는 학령기 또는 미취학 어린이의 5~10%가 겪는 신경 발달 장애다. 주의가 산만하고 과다 활동, 충동성을 보이거나 지속적인 주의력이 필요한 과제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ADHD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학계는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뇌에 신경생물학적 변화를 일으키면서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연령에 따른 뇌 발달과 뇌 기능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연구진은 ADHD 어린이 157명과 ADHD가 아닌 어린이 109명을 대상으로 연령별로 만 6~7세, 만 8~9세, 만 10~12세 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동맥 내 혈액의 물 분자를 기준으로 뇌 혈류량을 측정하는 동맥스핀라벨링 관류자기공명영상기법(ASL-MRI)으로 촬영했다. 그 결과 ADHD 그룹은 주의력, 실행 기능과 관련된 좌측 상측 측두엽, 우측 중간 전두엽의 뇌 혈류량이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났다. 이 영역에서 혈류가 감소하면서 주의력과 실행 기능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연령별로 비교한 결과, 만 6~7세 ADHD 어린이는 ADHD가 아닌 어린이와 비교해 뇌 혈류량 차이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만 8~9세와 만 10~12세 ADHD 어린이는 특정 뇌 영역에서 더 낮은 혈류량을 보였다. 주로 운동 기능과 관련된 좌측 중심후회, 실행 기능과 관련된 좌측 중간 전두엽에서 혈류량이 낮게 나타났다. 이는 ADHD 어린이의 뇌 발달 경로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며, 특히 만 7~8세 사이에 뇌 기능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점을 뜻한다. 즉, ADHD 증상 발현과 심화가 이 시기에 뚜렷해질 수 있다.

만 10~12세 ADHD 어린이는 시각 처리, 공간 인지와 관련된 좌측 상측 후두엽의 혈류량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이는 이 시기에 ADHD 어린이가 시각적 정보 처리나 공간 인지 능력이 비교적 떨어진다는 뜻이다.

김붕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ADHD 어린이의 뇌 발달이 다른 어린이에 비해 다르게 진행되는 시점을 추측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연령에 따른 뇌 혈류량의 차이는 ADHD의 발달적 특성을 이해하고, 나이에 따른 맞춤형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철호 교수는 “향후 뇌의 구조적, 기능적 변화에 대해 다각도로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김붕년 소아정신과 교수, 손철호 영상의학과 교수, 송희진 의생명연구원 연구교수, 임유빈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강사./서울대병원

참고 자료

Scientific Reports(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98-024-636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