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통증을 전달하는 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고통을 겪는 신경병증성 통증의 원인을 알아냈다. 이 질병은 명확한 원인을 알지 못해 진단과 치료가 어려웠는데 이번 연구로 치료 실마리를 찾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남민호 선임연구원 연구팀과 광주과학기술원(GIST) 김형일 교수 연구팀은 19일 뇌와 척수에서 신경세포를 연결하는 별세포(astrocyte)가 신경전달물질을 과도하게 분비하면서 신경세포가 지속적으로 흥분해 통증이 유발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마우스 실험을 통해 신경병증성 통증 모델의 척수에서 반응성 별세포가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를 과도하게 분비하는 것을 밝혀냈다. 별세포는 뇌에서 신경세포에 영양분을 운반하는 비신경세포인 성상교세포를 말한다. 별 모양을 띠고 있어서 별세포라고 부른다.
중추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인 가바는 일반적으로 주변 신경세포의 활성과 대사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신경병증성 통증이 생기면 가바의 분비로 신경세포의 특정 단백질인 ‘KCC2 운송체’의 발현이 감소한다. 그 결과로 신경세포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지속적 흥분’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신경병증성 통증을 치료할 방법도 함께 이번에 제시했다. 별세포가 발현하는 마오비(MAOB) 효소를 활용해 가바 생성을 억제하면 척수에서의 포도당 대사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을 확인했다.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의 치료 진행 정도를 확인하고, 안정적으로 통증을 관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남민호 선임연구원은 “별세포의 가바에 의한 지속성 흥분이 척수 신경 과민성의 원인이자 신경병증성 통증의 이유”라며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병증성 통증의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을 위한 중요한 기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2024), DOI : https://doi.org/10.1038/s12276-024-01232-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