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예방접종 전문위원회가 12일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수두백신이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자녀의 백신 일정을 챙겨야 하는 학부모들은 불안감이 크다. 정부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수두백신인 스카이바리셀라를 접종한 어린이 중 수두나 대상포진에 걸리는 부작용이 속출하자 지난 4월 심층 조사에 나섰다.
스카이바리셀라주는 2018년 9월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정부는 스카이바리셀라 접종 부작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미한 수준이라서 큰 문제가 없다고 봤다. 다만 이 백신은 생(生)백신이라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접종 전에 주의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생백신이란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떨어뜨려 몸에 주입하는 약독화(弱毒化) 백신이라서, 면역이 충분하지 않으면 백신으로 질병에 감염될 수도 있다.
수두백신은 국가필수예방접종(NIP)으로 생후 12개월 이후 늦어도 생후 15개월까지 한 번 맞아야 한다. 미국에서는 12개월과 15개월에 각각 1회씩 두 번 접종하는데, 미국의 공립학교에 입학하려면 2차까지 수두 접종 이력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 수두백신 접종은 어떻게 해야 할까. 백신 접종 후 대상포진에 걸려서 병원 치료를 받으면 병원비는 어떻게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수두는 어떤 질환인가.
“수두는 바이러스가 원인인 감염병 질환이다. 벌레 물린 것처럼 보이는 발진이 투명한 물집으로 변해 온몸으로 퍼지면서 심하게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심하면 피부 물집이나 얼굴 흉터를 떠나서 폐렴, 뇌염, 혈액 감염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뇌염은 1만명당 1.8명으로 드문 합병증이나 경련과 혼수를 일으킬 수 있다. 합병증은 영아, 성인과 면역저하자에게 흔하게 발생한다.”
–수두백신이 효과가 있나.
“스카이바리셀라주의 수두 예방효과는 78.9%로 나타났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으면 수두에 걸릴 위험이 높다. 질병청 자료에 따르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미접종군에서 수두 발생률이 접종군에 비해 크게 높았다. 최근 접종한 2022년생의 경우 접종군 대비 미접종군에서의 수두 발생률이 10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에 신고된 수두백신 이상사례가 궁금하다.
“스카이바리셀라의 가장 흔한 이상 사례는 접종 부위에 통증이 생기고 부어오르는 것과 같은 국소 반응이다. 접종 환자의 19%가 경험했다. 접종 후 6주 안에 발열이 나타날 수 있는데 15%에서 발생했다. 전신에 수두와 비슷한 발진이 나타난 경우도 4~6% 정도 있었다. 접종 부위에 발진이 생긴 경우는 3%였다. 백신을 접종한 후 수두와 대상포진이 걸렸다고 신고한 사례도 있었다.”
–수두백신을 맞고 수두나 대상포진에 걸리는 이유는 뭔가.
“스카이바리셀라가 생백신이기 때문이다. 생백신은 감염력을 떨어뜨린 바이러스를 인체에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백신에 들어있는 아주 약한 바이러스에도 수두·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다.”
–수두와 대상포진은 어떤 관계인가.
“수두와 대상포진은 같은 바이러스가 유발한다. 수두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면역력이 떨어지면, 체내 신경절에 잠복해 있던 같은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재활성화돼 대상포진이 15~20% 정도 발생할 수 있다. 대상포진은 대부분 면역력이 떨어지는 50세 이상 성인에서 발생하며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최근에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진 20~30대 환자가 늘고 있다. 소아 대상포진 발생빈도는 성인보다 매우 낮으며 일반적으로 대상포진으로 인한 통증도 거의 없다.”
–접종 후 대상포진이 걸린 환자들은 어떻게 됐나.
“상태가 호전됐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같은 합병증도 없었다. 다만, 발열을 동반하는 경련과 같은 중증 이상 사례가 매우 드물게 나타날 수도 있다. 이상 사례가 지속되거나 그 외 증상이 나타나면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스카이바리셀라 접종 후 대상포진 발생 빈도가 다른 백신보다 2배 높게 나타났다.
“정부는 앞으로 심한 면역 결핍자와 임신부에게 스카이바리셀라주 접종을 금지하고, 면역저하자 같은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에 대한 주의를 당부할 예정이다.”
–수두 백신을 접종받고 사망한 사례도 있다. 그런데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질병청 전문가 회의는 수두 백신과 사망사례 사이의 인과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해당 환자가 수두 백신을 접종받기 2주 전에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고, 혈액 검사 수치상 면역 저하 상태였으며, 정상 범주에서 많이 벗어나는 저체중 상태인 점 등이 확인됐다.”
–안전하게 수두 백신을 접종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건강 상태가 좋은 날에 접종받아야 한다. 예방접종 전 몸이 아프거나 만성질환이 있다면 반드시 의료인과 상담 후 접종해야 한다. 접종 후에는 20~30분간 의료기관에 머물면서 이상 사례를 관찰한 뒤 귀가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접종 후 2~3일 동안은 몸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 이상이 있으면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수두 백신 접종 후 대상포진으로 의심되는 발진이 보이면 어떻게 해야 하나.
“예방접종을 받은 의료기관 또는 가까운 소아청소년과 의원 같은 병의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예방접종 이력을 미리 말하면 진료와 이상 사례 신고에 도움이 된다. 또 이상 사례 신고는 환자나 보호자가 직접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https://nip.kdca.go.kr)에서 할 수도 있다.”
–국내애서 접종하는 수두 백신이 하나뿐인가.
“아니다. 국내에서 접종하는 수두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바리셀라, GC녹십자의 ‘배리셀라주’, 중국계 회사인 비알바이오텍의 ‘바리엘’이 있다. 모두 생백신이다. 녹십자는 1993년 국내 최초로 수두 백신 ‘수두박스’ 허가를 받았으나, 제품을 철수했다가 지난해 배리셀라로 다시 국내외 허가를 받았다.”
–아이가 접종한 백신을 확인하는 방법은.
“수두 백신을 접종한 기관, 보건소 또는 예방접종도우미누리집을 통해 접종한 백신 종류를 확인할 수 있다.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https://nip.kdca.go.kr)에 접속한 다음 예방접종관리 접종내역조회 → 예방접종 내역 보기 → 접종표에서 백신·차수 선택(주사기 모양)을 클릭해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