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에 '정상진료'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뉴스1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이탈로 주요 병원의 수술과 진료가 차질을 빚으면서 정부가 수술이 늦어지는 환자들을 위한 전담 상담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정부는 국립암센터가 암 환자들의 진료와 수술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운영 중인 의사 집단 행동 피해신고센터와 별도로, 암 환자에 특화한 상담 강화 방안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의료계 파업이 끝날 때까지 국가암관리사업 주관 기관인 국립암센터를 활용해 전담 상담센터는 운영할 구상이다.

전담 상담센터는 긴급히 수술이 필요한 암환자들의 각종 민원을 해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암환자 상담을 강화하는 이유는 전공의가 빠진 의료 공백으로 암 환자들이 진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떄문이다.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지 한 달째 접어들면서 대형 대학병원은 중증 응급환자에 의료 역량을 집중하는 비상 의료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병의 진행이 상대적으로 느린 암 환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암 환자는 전이 등의 위험 때문에 꾸준한 관찰과 항암 치료가 필요하지만, 수술이 지연되고 암 진단마저 차질을 빚고 있다.

여기에 의대 교수들마저 사직서를 제출할 움직임을 보이자 암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한국폐암환우회,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한국췌장암환우회, 한국식도암환우회 등이 가입된 한국증증질환자연합회 등 암환우회는 의사들의 진료 거부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100만명 목표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벌어진 의료계 집단 파업 때에도 암 환자 전담 창구를 운영했다. 그 당시 정부는 암 환자 전담 상담센터와 함께 병원 주변 약국에서 암 관련 약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다만 국립암센터 측은 복지부에 “국가암정보센터의 상담 콜 센터를 올해부터 운영하지 않아, 암 환자들을 상담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가 주관하고 국립암센터가 운영하는 국가암정보센터는 암 예방·검진과 치료법, 관련 통계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