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초등학교 입학식이 다가오면서 입학생 자녀를 둔 보호자들은 마음이 복잡하다. 유치원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는 잘 사귈 수 있을지, 아이가 수업은 잘 따라갈 수 있을 지 걱정이 든다. 자녀가 내성적인 경우 부모의 걱정은 더 커진다.
학교에 처음 가면 새로운 것 투성이인데, 이를 ‘스트레스’로 여기는 아이들은 ‘새 학기 증후군’을 겪을 수 있다. 아이가 새로운 학교에 잘 적응하고, 친구를 잘 사귀기 위해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일을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김효원 교수에게 물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학교에 첫 입학하는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발달단계에 맞는 기본적인 능력들을 아이가 갖출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일이다. 학교에 입학해서 생활에 적응하려면 대소변 가리기와 같은 신체조절, 읽기와 쓰기를 위한 인지 발달, 자리에 차분하게 앉아있기와 같은 조절능력, 기본적인 위생관리 능력 등이 있어야 한다.
또 부모와 떨어져서 낯선 어른과 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하고, 또래와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충동을 조절하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김 교수는 “초등학교 1학년이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아이가 친구를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경우 원인을 빠르게 파악하고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아이가 또래와 안정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는 “또래와 안정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 감정이나 충동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 원하는 것이 바로 이뤄지지 않아도 기다릴 수 있는 능력,학교와 교실의 규칙을 지키고 따를 수 있는 능력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소에 아이의 마음을 많이 읽어주고, 아이가 학교에서 경험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보게 하고, 단체생활의 규칙과 예의범절을 가르치면서 적절한 훈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친구와 어울릴 기회를 부모가 만들어 줄 필요도 있다. 만일 아이가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노는 경향이 강하다면, 같은 반 친구 중 관심사를 공유하거나 성향이 비슷한 친구를 찾아 일대일 놀이시간을 정기적으로 갖게 하면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학급 친구들이 대부분 참여하는 방과 후 활동에는 아이가 함께할 수 있도록 하고, 아이가 편하게 생각하는 같은 반 친구를 초대해 일대일 놀이시간을 만들어주거나 놀이터에서 어울리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도 아이가 친구를 사귀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방과 후 수업이나 운동, 그룹활동 등 다른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를 늘려주면 좋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해 ‘새학기증후군’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느끼는 불안·우울·초조함·짜증 등의 정서적 증상과 복통, 두통 등의 신체적 증상을 모두 포함한다. 이런 스트레스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학교에 가서 기다렸다가 함께 돌아오는 등 부모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교수 설명이다.
새 학기 증후군의 증상 중 하나로 아이가 얼굴이나 목, 신체 일부를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틱장애’를 보이기도 한다. 이런 틱 장애를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대인관계 악화와 자신감 저하, 우울증, 불안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새 학기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와 체력 강화가 중요하다.
환경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 관리는 아이가 새로운 친구들과 선생님을 만나는 과정에서 가족과 선생님의 응원과 지지가 필요하다. 체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영양 섭취가 필요하며 긴장할 때는 호흡법이나 명상을 통해 이완을 유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