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태운 헬기가 2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헬기장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대병원이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에서 피습 직후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가 헬기에 실려 서울대병원으로 다시 옮겨진 것과 관련해 “헬기에 환자를 태워 다른 병원으로 옮긴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부산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2일 응급외상센터는 이 대표의 상처 부위 지혈을 위한 응급처치와 혈관 상태 파악을 위한 컴퓨터단층(CT)촬영을 진행한 뒤 경정맥 손상이 의심되며 추가 출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CT결과에 따라 응급수술을 집도하기로 결정했으나, 환자와 보호자 동의가 필요해 의향을 물었다”며 “이런 내용을 주요 당직자들에게 전달했는데 ‘우리는 서울로 간다’고 해서 이송이 결정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응급처치를 마친 이 대표는 이날 오후 1시쯤 헬기 편으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고, 수술은 오후 4시 20분쯤 시작돼 오후 6시에 마쳤다. 수술이 시작된 건 그날 오전 10시 27분 피습된 지 6시간 만이었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의 상처가 응급한 상황이 아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응급한 상황이라면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게 맞다는 것이다.

앞서 서울대병원에서 이 대표 수술한 집도의는 이날 “난도가 높고 수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워 경험 많은 의사의 수술이 필요했다”며 “부산대병원 요청을 받아들여 수술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부산대병원은 이와 관련해 외상 환자가 다른 병원에서 수술받기 위해 전원을 요청한 건 매우 특이한 사례라고 받아쳤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전원 요청을 한 게 아니다”라며 “작년 한 해 외상환자를 1595명 진료한 최종 의료기관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 상처 수술의 난도가 높아서 전원을 결정한 것도 아니고, 서울대병원에 전원을 요청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전담전문의가 총 17명, 전담 간호사만 157명 근무한다. 전문의는 중증 외과 8명, 심장혈관 3명, 신경외과 3명, 정형외과 2명로 구성했다. 부산대병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독립된 건물에 외상센터를 갖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중증 외상 분야에서는 서울대병원보다 부산대병원이 앞선다는 평가도 있다.

부산대병원 보건복지부가 지정하는 권역외상센터로, 지난 2019년부터 5년 연속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다. 서울대병원이 지난 2021년부터 운영하는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는 서울특별시에서 지정 운영하는 것이다. 예산은 물론 규모에서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수 많은 의료 인력이 365일 24시간 한시도 쉬지 않고 센터를 운영한다”며 “전문의 4명이 팀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밤낮없이 언제든 응급 수술이 가능하다”라고도 말했다. 수술을 집도할 의사가 다른 수술 중이거나 세미나 등 다른 일정으로 인해 치료하지 못할 상황이 아니라면 대학병원에서 먼저 다른 병원에 전원을 요청하는 일은 거의 없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다만 이 관계자는 “외상센터에서 서울대병원과 통화하던 중에 환자 상황을 설명하고 수술 가능 여부를 확인한 과정이 있었던 것은 맞는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