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어린이를 중심으로 발작성 기침을 보이는 백일해 환자가 급증하면서 보건당국이 적기에 백신 추가 접종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백일해 환자가 이달 4일 기준 8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5명과 비교하면 3.3배 규모로 늘었다고 9일 밝혔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지난 2019년 같은 기간 385명과 비교하면 적은 숫자이지만, 최근 5주간 환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 질병청의 설명이다.
전체 환자 83명 가운데 12세 이하 어린이가 58명(69.9%)으로 가장 많았고, 70세 이상 11명(13.3%), 60세 이상 6명(7.2%)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경남에서 22명(26.5%), 경기 20명(24.1%), 서울 7명(8.4%) 순으로 많았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주간 평균 백일해 환자는 8.6명으로 올해 주간 평균 1.8명을 크게 웃돌았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으로, 심한 기침이 특징이다. 기침감기로 오인하기 쉽지만, 치사율이 4%에 이르는 중증 소아 감염질환이다. 기침 끝에 구토나 호흡 곤란을 겪고, 환자가 기침 또는 재채기할 때 튀어나온 침방울(침)로 타인에 전파된다.
정부는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따라 무료 예방접종을 지원하고 있다.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aP) 백신은 생후 2·4·6개월에 기본접종 3회를 마치고, 생후 15∼18개월·4∼6세·11∼12세에 추가접종 3회를 하게 된다.
문제는 접종 횟수가 많다 보니 11세 이후 마지막 접종에서 접종률이 떨어진다. 국내 나이별 백일해 예방 접종률은 1세 97.3%, 2세 95.1%, 3세 95.8%, 6세 94.1%, 12세 85.8%로 나이가 들수록 접종률이 낮아진다.
질병청은 단체생활을 하는 어린이를 중심으로 백일해가 확산하는 만큼 백신 접종을 빠뜨렸다면 추가 접종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지영미 청장은 “영유아기에 접종한 백신의 효과가 나이가 많아지면서 줄어들 수 있다”라며 “기본 접종 후 적기에 추가 접종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지 청장은 “4∼12세 어린이는 불완전 접종 상태에서 백일해에 걸릴 우려가 있으므로 추가 접종에 반드시 참여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