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동위원소를 나노입자와 결합해 암세포를 죽이는 과정을 표현한 모식도. /한국원자력연구원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방사성 의약품으로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센터를 열었다고 12일 밝혔다. 테라노스틱스는 ‘치료(Therapy)’와 ‘진단(Diagnostics)’을 합친 단어인데, 방사성 동위원소로 암을 진단하고 방사성 의약품으로 치료까지 하는 기술을 뜻한다.

방사성 의약품(RPT)은 특정 암 세포를 표적하는 방사성동위원소에 암 세포를 파괴하는 항암제를 결합한 방식이다. 방사선으로 조준한 암 세포에만 달라 붙어 파괴하기 때문에 정상 세포는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암세포를 추적하고 파괴해 암 치료의 ‘방사선 미사일’로 불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난 2018년 전이성 신경내분비종양을 치료하는 방사성의약품을 허가한 데 이어, 지난해 노바티스가 개발한 전이성 전립선암 방사성의약품인 플루빅토(Pluvicto)를 허가하면서 방사성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플루빅토는 전립선암 환자 95%에서 나타나는 전립선특이막항원(PSMA 단백질)을 표적하는데 지난해 4분기에만 1억7900만달러(약 23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0년 7월 노바티스의 신경내분비종양 방사성의약품인 ‘루타테라’가 허가된 상태다. 지난 2015년 동화약품이 세계 최초 간암 방사성 의약품인 ‘밀리칸주’를 개발해 기대를 모았지만, 시장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임상 3상을 완료하지 못하고 자진 철수했다.

테라노스틱스 센터에서는 방사성 의약품을 주사한 후 영상 검사로 암을 진단하고, 이에 맞는 의약품을 주사해 암을 치료하게 된다. 서울아산병원은 플루빅토의 적응증 확대를 위한 글로벌 임상 시험에 참여하고 있다.

류진숙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테라노스틱스센터 소장(핵의학과 교수)은 “난치성 암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암 치료 테라노스틱스에 대한 신약 임상 연구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은 지난 6일 환자를 대상으로 ‘테라노스틱스, 맞춤형 암 치료의 새로운 길’을 주제로 건강 강좌를 개최했다. 강좌는 서울아산병원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