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가 국내 출시 예정인 차세대 내시경 시스템인 ‘이비스 엑스원(Evis X1)’. /올림푸스 유럽 홈페이지

일본의 의료기기 회사 올림푸스가 이르면 10월 국내에 차세대 내시경 시스템인 ‘이비스 엑스원(Evis X1)’을 선보인다. 이 차세대 내시경은 일본과 유럽 시장에서 먼저 출시됐는데, 세계 각국의 인허가 규제 환경이 달라 동시에 출시하지 못했다. 올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며 미국 시장에도 출시했지만 아직 한국과 캐나다, 중국에서는 규제 당국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프랭크 드레왈로우스키 올림푸스 내시경 솔루션 사업부 총괄은 7일 일본 도쿄에서 기자와 만나 새로운 디지털 영상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소화기 내시경 시스템인 ‘이비스 엑스원’을 10~11월 한국에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비스 엑스원은 위장관 질환 진단 내시경인데, 적녹 조명으로 디지털 방식으로 혈관을 관측하는 적색이색영상(RDI) 기술과 생체 조직의 질감과 윤곽을 보여주는 텍스처 및 컬러 향상 이미징(TXI) 기술, 내시경 영상 밝기를 유지하는 밝기 조정 이미징(BAIMAC) 기술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새롭게 접목된 RDI 기술은 녹색, 황색, 적색 파장의 빛을 활용해 혈관을 시각화하는 기술이다. 내시경을 하면서 심부혈관과 위장관에 발생한 출혈 부위를 보다 잘 식별하고 최적의 조직 검사 부위를 찾아내기 위해 적용됐다.

내시경 통해 몸 안에서 녹색, 적색, 황색 빛을 쏘면 몸 내부 점막 깊이에 도달하는데, 각 색의 빛 대역 폭이 다른 특성 때문에 혈액 헤모글로빈에 대한 광 흡수와 조직의 빛 산란 정도에 차이가 난다. 이런 특성을 활용해 검사 부위의 출혈 혈관과 혈액, 병변을 관찰하는 원리다.

심부혈관과 위장관에 발생한 출혈 부위를 더 잘 식별하고 최적의 조직 검사 부위를 찾아낸다. 회사 관계자는 “잠재적으로 사망 위험을 키울 수 있는 출혈을 키우지 않고 빠르게 지혈할 수 있고, 조직 검사에 필요한 최적의 부위를 찾는 데도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백색광이 적용되는 기존 내시경과 RDI 기술이 적용된 내시경이 보여주는 혈관과 출혈 병변 비교 화면. /올림푸스유럽 홈페이지

TXI 기술은 내시경 영상의 질감과 구조, 색상과 밝기를 향상시켜 이미지화하는 기술이다. 미묘한 조직의 차이를 더 명확하게 포착한다. 몸속의 염증이나 함몰되거나 완전히 평평한 병변, 크기가 아주 작은 병변뿐 아니라 잠재적 병변까지 진단할 수 있어 지난 2021년 국제학술지 의료공학저널이 선정한 ‘올해의 기술상’을 받기도 했다.

서로 다른 초점 거리의 두 이미지를 합성해 하나의 완벽한 이미지로 합성하는 연속초점렌즈(EDOF) 기술과 모니터 영상에 점막 표면의 모세혈관은 갈색으로, 점막하 정맥은 초록색으로 표현하는 광학 디지털 협대역이미징(NBI) 기술도 적용됐다.

드레왈로우스키 총괄은 “내시경 검사와 치료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이비스X1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세계 시장에 올림푸스의 최신 내시경 시스템 보급율을 높이고 더 나아가 이를 비롯한 올림푸스 제품 시스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연동해 AI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푸스는 최근 영국 클라우드와 AI 기술 보유한 오딘비전이란 회사를 인수했다. 진단 업무 특성상 의료진의 스트레스와 피로도가 높고, 그 결과 진단 정확도와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를 AI기술을 활용해 개선하기 위해서다.

드레왈로우스키 총괄은 “AI를 진단 치료 영역과 소프트웨어 지원, 진단 보고서 작성에 활용할 수 있다”며 “AI가 학습한 데이터를 활용해 의사가 놓치는 부분을 잡아내거나 의사가 검사 결과에 대해 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 현장에서 의사가 환자 5~6명을 연이어 내시경 검사를 한 뒤 한꺼번에 소견서를 작성하는데 AI를 내시경 시스템에 적용하면 다른 환자를 보거나 조직검사를 진행하는 동안 AI가 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어 보고 부담과 착오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