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식물원에서 열린 빛 축제장 전경. 코로나바이러스(COVID-19)를 모델로 한 조형물 사이를 방문객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EG.5를 감시 대상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추가한 데 이어 최근 BA.2.86를 감시 대상 바이러스에 추가하면서 신규 변이에 대한 관심이 크다.

19일(현지 시각) 외신에 따르면 피롤라(Pirola)란 별명의 BA.2.86은 오미크론 변이종인 BA.2의 하위 변이로 스파이크 단백질의 돌연변이가 BA.2보다 30여 개나 많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할 때 쓰는 무기로, 변형이 많을수록 기존 면역체계를 뚫을 가능성이 크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번 주 초부터 여러 대륙에서 BA.2.86이 포착된 데 따라 전파 경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BA.2.86 감염이 보고된 곳은 4개국이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고, 덴마크에서 3건, 미국(미시간) 2건, 영국(런던) 1건이 보고됐다. 증상은 콧물과 두통, 피로, 재채기, 인후염 등으로 기존의 오미크론과 크게 다르지 않다.

WHO가 지난달 감시 대상으로 포함한 EG.5는 화이자와 모더나가 올 겨울 유행해 대비해 개발하는 신규 백신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시름 놓은 상태다. 앞서 모더나는 예비 인상에서 최신 백신이 EG.5에 중화항체를 보였고, 화이자는 동물실험에서 EG.5 하위 변이에 중화항체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등장한 EG.5는 미국에서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다.

BA.2.86이 어느 정도로 확산할지, 위중증 위험이 얼마나 클지, 현재 개발 중인 백신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휴스턴 감리교 병원의 진단 미생물학 의료책임자인 S. 웨슬리 롱 박사는 “BA.2.86은 코로나의 ‘초기 가지’에서 유래하기 때문에 현재 백신이 표적으로 삼는 변종인 XBB. 1.15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국립 혈청연구소의 모르텐 라스무센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가 30개의 새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건 드문 일”이라며 “오미크론이 마지막으로 큰 변화가 있었던 변이였다”고 말했다. 다만 덴마크 질병 예방 및 감시 기관인 스태튼 혈청 연구소(Statens Serum)는 BA.2.86에 대해 “심각한 질병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WHO는 지난 5월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해제하고 계절성 독감 수준으로 관리할 것을 권고했다. 2020년 1월 코로나19를 PHEIC로 지정한 지 3년 4개월 만이었다. WHO에 따르면 8월까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 사례는 누적 총 7억6900만 명, 사망자는 690만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