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에 참여한 공동 연구진의 모습. 왼쪽부터 건국대 신찬영, 서울대 이용석, DGIST 김민식, 고려대 안준용 교수./DGIST

국내 연구진이 ‘발프로산’이라는 약물의 부작용이 어떻게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일으키는 지 기전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향후 치료 약물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뉴바이올로지학과 김민식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학교 이용석 교수, 고려대학교 안준용 교수, 건국대 신찬영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의 발생 메커니즘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초기 아동기부터 발생하는 신경 발달 장애 중 하나로 사회적 의사소통과 상호작용에 문제가 생겨 행동 패턴, 관심사 및 흥미, 활동 범위 등이 제한되고 반복적인 행동 특징을 보이는 질병이다. 일부 연구에 의하면 50~60명 당 1명의 어린 아이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을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병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의 발생은 유전적인 요인 외에 임신 중 심한 감염이나 특정 약물에 노출되는 것과 같은 환경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발프로산’이라는 약물이 임신 중 사용될 경우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자폐스펙트럼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공동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발프로산 약물 부작용이 어떻게 자폐스펙트럼장애로 이어지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발프로산 약물 부작용이 발생하면 자폐 모델 생쥐의 전전두엽에서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Rnf146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이 생쥐 모델의 전두엽에서는 흥분성과 억제성 신경전달 사이의 균형이 깨져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자폐스펙트럼장애의 기전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고, 조기 진단과 치료 방법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일 국제 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게재됐다.

참고자료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DOI : https://www.nature.com/articles/s12276-023-010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