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중앙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유한양행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유한양행(000100)이 혁신 신약으로 평가받는 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앞세워 글로벌 신약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다른 기업과 활발한 연구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렉라자는 3세대 돌연변이형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억제 폐암치료제 신약물질이다. 폐암 환자의 대부분은 비소세포폐암을 앓고 있는데 이중 30~40%에서 EGFR 유전자 변이가 발견된다. 기존 1,2세대 폐암 표적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렉라자가 뛰어난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아시아 총회(ESMO asia)에서 발표한 글로벌 임상 3상시험 결과에서는 렉라자의 뛰어난 항암 효과가 확인됐다. 항암치료가 시작된 후 질병의 진행이 없이 생존한 기간을 말하는 무진행 생존기간(PFS)이 20.6개월로 기존 약물(9.7개월)보다 2배 이상 길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임상시험 성공을 통해 전 세계 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의 렉라자를 찾기 위한 행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5년부터 신약개발 전문 기업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내세웠다. 다른 기업과 적극적인 연구 협력을 통해 신약 후보 물질을 찾고 있다. 현재 50여개 기업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렉라자도 2015년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신약 후보 물질 ‘레이저티닙’을 도입했다. 레이저티닙은 렉라자의 주요 성분이다. 유한양행은 물질 최적화, 공정개발, 전임상·임상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 얀센바이오텍에 수출하고, 31호 국산 신약 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얀센바이오텍은 렉라자를 2025년까지 연 매출 50억달러(약 6조3000억원) 이상을 달성할 파이프라인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유한양행이 출시한 폐암치료제 '렉라자'. 렉라자는 다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된 신약으로 유한양행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제2의 렉라자를 발굴하고 있다./유한양행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엔솔바이오사이언스에서 도입한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YH14618′도 임상 2상 시험을 거친 뒤 기술을 이전했다. 제넥신의 약효지속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비알콜성지방간 치료제 ‘YH25724′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했다. 현재도 다양한 기술 협력과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렉라자를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육성하고 중점 신약 과제의 신속한 개발을 하고 있다. 제2, 제3의 렉라자를 조기에 출시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신약 연구 중심기업으로의 변화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