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학교 1학년 학생 10명 중 1명만 점심을 먹고 칫솔질을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에 실시한 2018년 조사에서는 10명 중 3명이 점심 식사 후 칫솔질을 한다고 응답했는데, 뚝 떨어진 것이다. 충치가 있는 어린이 비율은 6.9%로 같은 기간 큰 차이가 없었다.
질병관리청은 22일 이런 내용의 ‘2021-2022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는 한국 아동의 구강건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00년 첫 조사를 시작했으며, 3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만 5세(유치)와 만 12세 아동(영구치) 2만 7015명을 대상으로 치과의사가 중학교와 어린이집 유치원 등을 방문해 구강검진 및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만 12세 아동 가운데 점심식사 후 칫솔질을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5.2%로 2018년(33.3%)과 비교해 18.1%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같은 기간 과자 사탕 캐러멜 아이스크림 등 충치가 생길 것이 우려되는 간식을 먹는 비율은 54.9%로 같았다.
이 기간 여자 아동의 점심시간 칫솔질 응답률이 많이 떨어졌다. 지난 2018년 여아의 칫솔질 비율은 41.3%였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16.2%를 기록했다. 남아의 경우 2018년 25.9%에서 14.3%로 11.6%p하락했다. 점심시간 칫솔질 비율은 가정 경제가 ‘상’이라고 답한 그룹에서 16.7%, ‘하’라고 답한 그룹에서 13.7%로 나와서 큰 차이는 없었다.
만 5세 아동의 유치 충치경험률(현재 충치가 있거나 치료 경험)과 유치 충치율(현재 충치가 있는 비율)은 각각 66.4%와 30.2%로 2018년과 비교하면 소폭(2.1%P↓, 3.7%P↓) 줄었으나, 충치 경험유치 지수(1인 평균 충치 치아 수)는 3.41개로 큰 차이가 없었다.
만 12세의 영구치 충치 경험 자율은 58.4%로 2018년 대비 소폭(2.0%p↑) 늘었고, 우식증 경험 영구치 지수도 1.94개로 소폭(0.1개↑) 늘었다. 영구치우식증 유병자율(6.9%)은 차이가 없었다. 영구치 충치 비율은 가정 경제 상태와 거주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설문 대상인 아동에게 가정 경제 상태를 상중하로 구분하도록 했는데, 그 결과 ‘하’그룹의 충치 비율이 12.4%로, 상 그룹(5.6%)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높았고, 지역별로 도시인 시 지역에 비해 군지역(시 6.7%, 군 10.1%)이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영구치에 치아 홈 메우기를 한 아동 비율은 66.1%로 2018년과 비교해 6.1% 늘었다. 하지만 최근 1년간 치과 진료를 받은 아동 비율은 61.0%로 2018년과 비교해 10%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동안 영구치에 치아 홈 메우기(치면열구전색)를 한 아동 비율은 꾸준히 늘었다. 치아 홈 메우기는 지난 2009년 건강보험 급여화가 되기 시작했고, 지난 2017년 본인부담금을 인하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유행에서도 우식증 경험 및 유병, 우식경험지수 등 구강건강 수준은 큰 변화가 없었으나 치과 진료 수진, 칫솔질 실천 등 ‘구강 건강관리 행태’는 악화 했다”며 “구강 건강관리 행태는 치아우식증 등 구강건강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으나, 향후 아동의 구강건강에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구강건강 수준 변화와 관련 요인을 지속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지 청장은 “평생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아동 및 부모님 대상으로 우식증(충치) 발생 예방을 위한 구강건강 관리행태(주기적 검진, 올바른 구강 관리 등) 및 식습관(우식성 간식 및 음료 섭취 관리 등) 개선 등 맞춤형 교육·홍보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책임자인 마득상 교수(전 대한 예방 치과·구강보건학회 회장)는 “2010년 이후 우식경험 지표가 큰 폭으로 개선되지 못하고, 경제 수준· 지역 간 격차 등 건강 불평등이 여전히 존재하므로 영유아 시기부터 치아우식의 위험 요인 관리를 위한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1~2022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 통계집은 2023년 7월에 국민건강영양조사 누리집(http://knhanes.kdca.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