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3월, 도쿄에서 일본 전통의상 기모노를 입은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대응 단계를 낮추고 일상 회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국내 치명률도 떨어지고 전 세계적으로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5월 초 코로나에 대한 국제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해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국은 감염병 대응·관리 체계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며 일상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정부가 5월 단계적 축소를 예고한 확진자 격리의무는 이미 상당국가에서 의무가 아닌 권고로 전환됐거나 기간이 5일 이하로 단축됐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호주, 독일, 스위스, 핀란드, 태국, 포르투갈, 덴마크, 싱가포르 등 상당수 국가는 이미 격리 의무를 해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유행 초기 엄격하게 국경을 봉쇄했던 싱가포르는 지난 2월 13일부터 코로나와 관련한 공공 방역 조치를 전면 해제했다. 양성일 경우 사람들과 접촉을 피하는 것이 권고될 뿐 격리가 의무는 아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이스라엘은 아직까지 5일의 격리의무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과 아일랜드, 벨기에, 튀르키예, 뉴질랜드는 아직까지 7일 격리 의무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과 튀르키예는 격리 기간 중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격리에서 해제된다.

정부의 코로나19 통계 발표 주기도 바뀌고 있다. 일일 단위에서 주간 단위 발표로 전환하는 국가들이 많다. 미국·프랑스·영국·캐나다·이탈리아·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 등 대다수 주요국은 주간 단위로 코로나19 현황을 보고하고 있다. 한국은 일요일을 뺀 주 6일 코로나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일본은 5월 8일부터 코로나19의 감염병법상 분류를 현재 2류에서 인플루엔자와 동일한 5류로 하향하면서 코로나 확진자 통계도 주간 단위로 전환할 계획이다. 일본은 지금까지 병원과 지자체를 통해 감염자 수 보고를 받았는데, 올 5월부터는 전국 5000개 병원을 통해 주1회 공표한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집계를 주간단위로 조정하는 것은, 확진자 총수를 파악하는 것의 의미가 퇴색된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가 많아, 감염을 눈치채지 못하거나, 자가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와도 행정기관에 연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7월 시행을 예고한 병원 약국을 포함한 모든 지역 ‘노마스크’ 정책도 여러 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싱가포르, 일본에는 마스크 의무 착용 정책이 없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 포르투갈, 폴란드, 벨기에, 스페인, 뉴질랜드, 칠레 등에서 의료기관 마스크 착용 의무가 있지만, 해제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리스와 말레이시아, 대만, 필리핀, 호주, 이집트 등은 아직 착용 의무가 있다.

일본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5월8일부터 코로나19 환자가 병원에 자유롭게 입원하도록 방침을 바꿀 예정이다. 코로나19 진료수가도 일부에만 특례를 유지하고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특례를 모두 없앨 계획이다. 다만 혼란을 피하기 위해 1년여의 준비기간을 두고 환자의 실제 관리·대응안은 단계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미국은 5월 1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 해제를 준비하고 있다. 2020년 3월 처음 선포된 뒤 계속해서 연장된 비상사태에 따라 미 정부는 코로나19 검사와 백신, 치료제를 모든 국민에게 무료로 제공해왔다.

미 정부는 비상사태가 해제되더라도 백신은 연방정부 구매량이 소진될 때까지 무료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제도인 ‘메디케이드’ 가입자에게는 자가진단키트나 유전자증폭(PCR) 검사, 치료제도 2024년 9월까지 지원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