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제약·바이오 기업 경영진들이 휴가를 반납하고 회사로 출근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950160)의 경우 골관절염 치료제 임상 3상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업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경기 침체와 투자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휴가 대신 현장을 챙기는 사례도 있다.
◇코오롱티슈진, 셀트리온…여름 휴가 없는 경영진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 노문종, 전승호 공동 대표는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출근하고 있다. 골관절염 치료제 TG-C(옛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실패를 수습하기 위해서다. 노 대표는 미국 본사에서 일하다 지난달 21일 열린 기자 간담회를 위해 귀국했고, 이후 다시 미국으로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대표도 국내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달 골관절염 치료제가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도에서 실패했다. 환자에게 투약한 결과 통증이 완화됐지만 위약(가짜 약)보다 효과가 좋지 않았다. 회사는 미국에서 임상 3상 두 건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 3상 지표를 오는 10월 발표하는 만큼 만전을 기하는 분위기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두 대표가 원인 분석을 하고 있다"면서 "향후 사업 계획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068270)그룹 회장도 여름 휴가를 반납하고 해외 법인을 돌 예정이다. 오는 10일 프랑스를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 일본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며 영업 등을 살펴본다. 셀트리온은 해외 주요국에 법인을 세우고 의약품을 직접 판매(직판)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서 회장이 업무를 점검하는 만큼 현지에서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지난 5월 프랑스 기업 지프레를 인수하며 약국 영업망을 강화했다. 올해 연결 매출 5조원을 목표로 하는 만큼 해외 판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장두현 휴젤(145020) 대표는 폭염이 시작되기 전 미리 휴가를 다녀와 올여름 별도의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휴젤은 필러, 보톡스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최근 안전성을 강화한 필러를 새롭게 선보였는데 장 대표가 직접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매달 영업·마케팅 회의를 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있다. 전날 열린 타운홀 미팅에도 캐리 스트롬 글로벌 대표와 함께 참석했다. 휴젤 관계자는 "장 대표가 평소 국내외 학술 심포지엄 현장에서 의료 전문가를 만난다"고 밝혔다.
◇재충전하면서 하반기 구상하는 유형도
일부는 짧은 휴식을 취하며 남은 하반기 경영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윤상배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는 이번주 휴가를 보내며 재충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윤 대표가 휴가 중에도 필요한 경우 출근한다"고 밝혔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항암제 임상을 중단하고 사업 전략을 틀었다. 장 미생물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를 제공하는 MAC 솔루션을 내년 상반기 선보일 계획이다. 윤 대표가 이를 사내 1호로 체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암제 개발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투입되는 만큼 당장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에 주력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허은철 GC녹십자(006280) 대표, 허용준 GC 대표도 여름 휴가를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녹십자는 하반기 충북 오창 공장에 1400억원을 투입해 알리글로 피하(皮下) 주사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착공한다. 알리글로는 면역 결핍증 치료제로 현재 정맥(靜脈) 주사로 돼 있다. 회사는 이를 피하 주사로 바꿔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 스스로 투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7년 미국 임상 진입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