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바이오사이언스 연구개발 직원들이 대거 회사를 떠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면역 항암제 임상도 최근 자진 중단하며 사업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회사는 몸속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을 기반으로 2019년부터 항암제를 연구했으나 7년 만에 개발을 접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1분기 연결 매출 약 8억원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53억원으로 전년 동기(-66억원) 대비 적자 폭이 줄었다. 연구개발비는 26% 감소한 33억원이다.
회사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규모 직원 이탈까지 발생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의 전체 인력은 2024년 말 129명에서 작년 말 102명으로 27명(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빠져나간 연구개발 인력만 17명이다. 연구 인력들은 올해도 퇴사가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CJ바이오사이언스가 사업 방향을 바꾸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면역 항암제 후보 물질 CJRB-101 임상을 최근 중단했다. 비소세포폐암, 흑색종 같은 고형암 환자에게 머크의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하는 방식으로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회사는 돌연 임상을 자진 취하했다. 임상 1상 경과 등을 검토한 결과 2상에 진입하지 않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한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은 인도적 차원에서 안전성을 계속 관찰하기로 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한때 CJ그룹에서 바이오 성장 엔진으로 기대하던 분야다. 사람 몸에는 수십조개 이상 미생물이 존재하며 대부분 소화기관에 서식한다. 사람의 건강과 밀접한 미생물을 기반으로 항암제 등을 개발하는 게 회사 목표였다.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는 사람의 면역 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때문에 특정 암을 넘어 다양한 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 시장은 2024년 1260만달러(190억원)에서 2029년 4070만달러(61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마이크로바이옴 항암제는 개발에 성공하는 게 쉽지는 않다. 신약 개발에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사람마다 식습관과 생활에 따라 장내 미생물 환경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CJ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이 과정에서 매출의 4배 수준인 막대한 연구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임상을 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에 남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장 질환 치료제 후보 물질 CJRB-201 하나뿐이다. 장 질환 치료제는 전임상 단계로 아직 임상에 진입하진 않았다. CJ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급변하는 신약 개발 환경에 맞춰 후보 물질의 상업적 가치 등을 검토한 결과 임상을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임상 자체에 결함이 있거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상에서 얻은 데이터와 노하우로 다른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헬스·웰니스 사업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개인 맞춤형 웰니스 시장에 안착하겠다"면서 "헬스·웰니스로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한 뒤 다시 신약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