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차바이오텍(085660)이 적자와 주가 하락, 중복 상장까지 3중고(三重苦)를 겪고 있다.

차바이오텍은 올해 1분기 적자 3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3개월간 주가는 30% 넘게 빠졌다. 자회사 차헬스케어를 오는 2027년까지 상장해야 하지만 정부의 중복 상장 규제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증시 훈풍 부는데…차바이오텍은 주가 하락

차바이오텍은 올해 1분기 연결 매출 3297억원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307억원으로 전년 동기(-125억원)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연구개발비는 약 60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다.

차바이오텍은 작년 자회사 차케어스 등을 통해 카카오헬스케어를 인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카카오헬스케어 연결 편입 효과 등으로 매출이 늘었다"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차바이오텍은 의료와 IT를 결합해 환자가 병원 밖에서도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차바이오텍 종가는 올해 2월 19일 2만1150원에서 지난 19일 1만39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도체 훈풍으로 증시에 자금이 쏠리는 것과 달리 차바이오텍은 최근 3개월 사이 주가가 34% 빠졌다. 1분기 실적이 저조한 데다 금리 상승으로 바이오주 전반의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복 상장' 금지 규제에…차헬스케어 IPO 사면초가

차바이오텍은 자회사 차헬스케어를 오는 2027년 12월까지 상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차바이오텍은 지난 2024년 12월 차헬스케어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자로 참여하며 2027년까지 차헬스케어를 상장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차헬스케어와 차케어스를 합병한 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방식이 논의됐다. 차헬스케어는 미국·호주 등 7개국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차케어스는 의료기관 시설을 관리한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다. 회사 관계자는 "코스피와 코스닥 중 어느 곳에 상장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바이오텍이 작년 말 보유한 차헬스케어 지분은 75.3%다. 차바이오텍이 이미 코스닥에 상장한 상황에서 차헬스케어까지 기업 공개에 나설 경우 중복 상장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모회사와 자회사의 중복 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만 허용한다고 밝혔다. 동시 상장으로 모회사 주식 가치가 떨어져 주주들이 피해보는 것을 막는다는 취지였다.

이에 차바이오텍은 다음 달 30일 차헬스케어 주식 769만2308주를 피움인베스트먼트(피움 AI Futre Healthcare 조합)에 2000억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주당 매각 가격은 2만6000원이다. 이렇게 되면 차바이오텍이 보유한 차헬스케어 지분은 49.13%로 줄어들게 된다.

업계에선 차바이오텍이 중복 상장 논란을 완화하기 위해 지분을 넘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차헬스케어 투자자 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주식 처분을 결정했다"면서 "금융당국의 중복 상장 규제 정책에 따라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