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잇몸약 '이가탄'으로 유명한 명인제약(317450) 이행명 회장은 최근 보유 주식을 두 자녀에게 증여했다. 코스피에 상장한지 7개월 만이다. 주가 하락 국면에서 2세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명인제약은 이 회장은 명인제약 지분이 50.88%에서 43.62%로 감소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자녀 이선영·자영씨에게 각각 4.32%(63만주)와 2.26%(33만주)를 증여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명인다문화장학재단에도 0.68%(10만주)를 증여했다. 이 재단은 2023년 이 회장이 350억원을 출연해 설립했다. 현재 이선영씨(12.05%), 이자영씨(10.27%), 명인다문화장학재단(4.11%) 등을 포함한 명인제약의 최대주주 및 특수 관계인 지분은 73.47%에 달한다.

명인제약 관계자는 "현재 (자녀에게) 지분을 증여하기 적합한 시기라고 판단했다"면서 "가족의 경영 참여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년 재단에서 장학금 수혜자를 늘리고 있는데 지속적인 지원을 위해 재단에 지분을 출연했다"고 말했다.

명인제약은 종근당(185750) 영업 사원 출신인 이 회장이 1985년 설립했다. 회사는 작년 10월 코스피에 상장했고 올해 3월 이관순·차봉권 공동 대표를 선임하며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이 대표는 한미약품(128940) 출신이고 차 대표는 명인제약 공채 1기다.

이 회장의 자녀들은 현재 명인제약에 재직하고 있지 않다. 다만 이선영씨는 부동산 임대업을 목적으로 2005년 설립된 메디커뮤니케이션 대표를 지내고 있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작년 감사 보고서 기준 이선영씨(52%)와 이자영씨(48%)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선 1949년생인 이 회장이 지분 승계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명인제약의 주가가 하락한 것도 증여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상장 주식은 보통 증여 시점을 전후로 2개월씩, 총 4개월간 평균 주가에 따라 증여세가 매겨진다. 명인제약 종가는 상장 첫날 12만1900원에서 지난 15일 5만원대에 거래를 마쳤다.

명인제약 관계자는 "상장 당시 보호 예수 기간(6개월)이 있어 지분 증여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개인 자산 관리 차원에서 지분을 증여했을 뿐 특정 주가 흐름이나 가격 구간을 고려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명인제약은 이가탄 뿐만 아니라 변비약 메이킨Q, 우울증과 조현병 증 중추 신경계(CNS) 치료제로 유명하다. 다만 전문 의약품 가운데 복제약 비중이 높은 편이라 정부의 약가 인하에 대응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명인제약은 펠렛 사업 등으로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펠렛은 약효 성분을 담은 일종의 작은 알갱이다. 약물이 체내에서 방출되는 속도와 위치를 조절한다. 국내외 경쟁사가 많지 않아 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명인제약은 경기 화성 발안에 위치한 제2공장 신축을 올해 마친다는 계획이다. 펠렛 제형 생산 능력은 기존 5000만캡슐에서 2억5000만캡슐로 증가하게 된다. 회사는 펠렛 기반 CDMO(위탁 개발 생산)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명인제약은 올해 1분기 연결 매출 721억원, 영업이익 2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 영업이익은 1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0%가 넘는다. 원료 합성부터 완제 의약품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다루며 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