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기술이 적용된 '키트루다 피하 주사(SC) 제형./머크 제공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196170)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 상장 추진이 안갯속에 빠졌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1부 리그'인 코스피로 옮겨가려는 회사 측과, 우량 기업의 이탈로 시장 위축을 우려하는 코스닥 유관 단체들의 '잔류 호소'가 맞물리면서다.

◇ "우량 기업 코스닥 남아야"…알테오젠 "상황 검토"

14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올해 안으로 코스피 이전을 목표로 실무 준비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코스닥협회를 비롯해 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전날 "코스닥 우량 기업이 시장에 잔류하길 호소한다"는 내용의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며 강력한 견제구를 던졌다. 특히 코스닥협회는 알테오젠 측에 직접 코스피 이전 재고를 요청하는 공문까지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협회 측이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시장의 '무게감' 때문이다. 현재 알테오젠의 시가총액은 약 19조원에 달한다. 알테오젠이 빠져나갈 경우 코스닥 지수 자체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2018년 셀트리온(068270)이 코스피로 이전할 당시 시총 33조원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며 코스닥 시장이 큰 혼란에 빠진 전례가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는 반도체 훈풍을 타고 8000선 돌파를 넘보는 등 활황인 반면,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장주까지 빠지면 투자자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게 협회 측의 우려"라고 전했다.

알테오젠 대전 본사 전경. /알테오젠

◇ '1부 리그' 이미지 제고냐, '2부 리그' 잔류냐… 깊어지는 고민

알테오젠 입장에서는 코스피 이전이 거부하기 힘든 카드다. 코스피는 상장 요건과 공시 규정이 까다로워 '우량 기업'이라는 대외 이미지를 확보하기 유리하다. 무엇보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코스피 추종 펀드(인덱스 펀드) 등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경제단체들의 공개적인 압박에 회사 측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이전 상장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도 "어느 쪽이 더 유리할지 다각적인 상황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당초 지난 3월 주주총회 직후 제출할 예정이었던 예비 심사 청구서도 아직 접수되지 않은 상태다.

◇ 기술력은 '이상 무'… 파트너사 머크, 특허 분쟁서 유리

시장 환경은 복잡하지만, 알테오젠의 핵심 기술력은 여전히 공고하다는 평가다. 알테오젠은 정맥 주사를 피하 주사 제형으로 바꾸는 'ALT-B4'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의 항암제 '키트루다'에 적용되어 있다.

최근 미국 특허 심판원이 경쟁사인 할로자임의 핵심 특허 일부를 무효로 판단하면서 알테오젠의 파트너사인 머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머크와 할로자임은 이와 별도로 독일에서도 분쟁을 벌였다. 할로자임은 머크를 상대로 키트루다 피하 주사 판매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작년 연말 독일 뮌헨 지방법원에서 받아들였다. 현재 독일에선 키트루다 피하 주사 판매가 중단됐다. 회사 측은 키트루다 전체 매출에서 독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설명한다.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며 기술 수출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알테오젠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16억원, 영업이익 3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 36% 감소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