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비만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생산 확대를 위해 미국 인디애나주 생산단지에 45억달러(약 6조59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
릴리는 지난 6일(현지 시각) 미국 인디애나주 레바논(Lebanon)에 조성 중인 대규모 생산단지에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릴리가 2020년 이후 미국 내 제조시설 확충에 약속한 투자 규모는 500억달러(약 73조원)를 넘어섰다. 이 중 210억달러(약 30조원) 이상이 본사가 위치한 인디애나주에 집중됐다.
급증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 수요에 대응하는 동시에 차세대 신약 생산 역량까지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투자금은 유전자치료제 생산시설인 '릴리 레바논 어드밴스드 테라피스(Lilly Lebanon Advanced Therapies)'와 원료의약품(API) 공장 증설에 투입된다.
레바논 단지는 총 600에이커(약 73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릴리의 핵심 생산 거점이다. 회사는 2023년 착공했으며, 이번에 유전자치료제 공장이 처음 가동에 들어갔다.
특히 건설 중인 API 공장은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와 비만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의 핵심 원료를 생산하게 된다. 릴리는 완공 시 이 시설이 미국 최대 규모 API 생산공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투자로 최근 출시한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 '파운다요(Foundayo)'와 개발 중인 삼중 호르몬 수용체 작용제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 생산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레타트루타이드는 업계에서 '차세대 게임체인저' 후보로 평가받는 비만 신약이다.
또 다른 생산시설인 '릴리 메디슨 파운드리(Lilly Medicine Foundry)'는 2027년 완공 예정이다. 소분자·바이오의약품의 연구개발(R&D)과 임상 생산 기능을 결합한 시설로, 암·당뇨·알츠하이머 치료제 생산을 맡게 된다.
데이비드 릭스 릴리 최고경영자(CEO)는 "질병의 근원을 겨냥하는 유전자 의약품부터 수백만명이 복용할 수 있는 먹는 비만약까지, 미래 의약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이를 생산할 세계 최고 수준의 공장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릴리의 공격적인 투자 확대가 비만치료제 시장 주도권 경쟁과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릴리는 노보 노디스크와 글로벌 GLP-1 시장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경구용 비만약과 차세대 치료제를 통해 시장 우위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최근 미국 정부가 관세 정책을 앞세워 제조업 리쇼어링(생산시설의 미국 복귀)을 압박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미국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노바티스(Novartis), 로슈(Roche),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등도 최근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