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이 지난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기업 규모별 체력 차이는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실적 개선과 달리 중소기업은 적자 폭이 확대되며 양극화가 심화되는 흐름이다.
27일 한국바이오협회가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장 바이오헬스케어기업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다만 성장의 내용은 내수 중심이었다. 의약품(5.0%)과 의료기기(15.6%) 모두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내수 매출이 10.6% 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수출은 0.03% 감소하며 사실상 정체됐다. 협회는 의약품 분야 대기업의 수출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4분기 들어 성장성과 수익성은 모두 둔화된 모습이다.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19.2%에서 4.6%로 크게 낮아졌고, 영업이익률도 14.8%에서 5.9%로 하락했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 주요 업종의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중소기업 적자 확대 영향으로 전체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 같은 흐름은 중소기업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의약품 분야 중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80.3%로 전년(-24.1%) 대비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되며 기업 규모 간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다만 연간 기준으로 전체 산업 흐름은 다소 달랐다. 2025년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1.0% 증가했으며, 의약품(11.1%)과 의료기기(10.3%)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 특히 수출이 15.9% 증가하며 내수(8.0%)보다 두 배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의약품 분야에서는 대기업(12.9%)의 수출 성장세가 유지된 가운데, 중견(26.2%)과 중소기업(60.7%)의 수출 확대가 더해지며 전체 증가를 견인했다.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됐다. 연간 영업이익률은 17.0%로 전년 대비 2.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의약품 분야 대기업의 영업이익 증가(34.4%)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중소기업은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 흐름을 유지했다. 2025년 R&D비는 전년 대비 10.7% 증가했으며, 의약품과 의료기기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의약품 분야에서는 대기업의 개발비가 44.4% 늘며 전체 증가를 이끌었다. 반면 중견(-4.4%), 중소기업(-9.7%)은 감소했다.
고용은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체 인력은 5만1903명으로 전년 대비 3.5% 늘었으며, 연구개발 인력은 8302명으로 전체의 16.0%를 차지했다. 다만 의약품 분야는 연구개발 인력이 5.4% 증가한 반면, 의료기기는 15.4% 감소하며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재무 안정성은 소폭 약화됐지만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자기자본비율은 71.9%로 전년 대비 3.0%포인트 하락했으나, 여전히 60% 이상을 유지했다.
김은희 한국바이오협회 산업통계팀장은 "4분기에는 내수 중심 성장이 두드러졌고 미국 관세 불확실성 등으로 수출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며 "연간 기준으로는 수출 회복세가 이어지며 성장 기반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의 실적 개선과 수출 확대가 산업 전반의 수익성을 끌어올렸지만, 중소기업은 적자가 지속되며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며 "수출 경쟁력 강화와 함께 중소기업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거래소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지수에 포함된 82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2025년 사업보고서를 기반으로 인력·연구개발비·매출·재무상태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