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086900)가 소송 리스크 속에서 실적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글로벌 제약사 출신 임상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 가속화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의 주력 제품은 근육을 일시적으로 이완시켜 피부 주름 개선 등에 쓰이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다. 메디톡스는 2006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네 번째로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 '메디톡신'을 출시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했다. 창업자인 정현호 대표는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세포·분자생물학을 전공한 연구자 출신 경영인이다.
하지만 수년간 이어진 법적 분쟁이 회사 성장도 발목을 잡았다.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내리면서 회사는 행정 소송에 돌입했고 2025년 3월 대법원에서 회사의 최종 승소로 일단락됐다. 이와 별개로 대웅제약(069620), 휴젤(145020) 등과의 균주·제조공정 관련 분쟁도 장기간 이어지며 경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 중국 파트너 분쟁 합의로 마무리...실적 '회복 초입'
메디톡스의 주요 소송이 정리되면서 부담은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파트너사와의 분쟁도 합의로 마무리되며 대규모 배상 가능성에서 벗어났다. 회사는 그동안 각종 소송으로 법무비가 급증해 영업 적자를 내기도 했다.
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473억원으로 전년보다 8% 증가해 3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다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72억원, 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판매 관리비 증가와 사업 구조 재편, 법무비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사업별로 보면 톡신 부문은 '코어톡스'의 국내 성장과 '뉴럭스'의 해외 진출 확대에 힘입어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반면 필러 부문은 전년 대비 5% 감소하며 사업 간 온도차가 나타났다.
법무비용은 작년 1분기 119억원에서 3분기 63억원까지 감소했지만, 4분기에는 19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영향으로 작년 4분기 적자 전환했다. 비용이 들쭉날쭉한 만큼 수익성도 함께 흔들리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외형은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체력이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다른 상장 기업들과 비교하면 이 회사의 지배구조는 단순한 편이다. 지난 2일, 메디톡스는 최대 주주인 정현호 대표가 주식담보 대출을 활용해 주식을 7342주를 추가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매수로 정 대표의 지분율은 18.23%가 됐다.
정 대표 두 아들의 지분은 합쳐서 0.02%에 그친다. 향후 경영권을 승계하려면 대규모 지분 증여나 매입이 필요한 데다 증여세도 발생해 현금 여력에 따라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 글로벌 공백 여전…해외 진출 '사활'
업계에서는 메디톡스가 체질 개선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피부 미용 의료 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데다 기술과 시술 유행 변화 속도도 빨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메디톡스의 가장 큰 구조적 한계는 글로벌 핵심 시장 부재다.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시장의 중심인 미국과 중국에 아직 상업화 기준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회사는 오송 3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약 60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했지만, 주요 시장 공백으로 가동률이 제한되고 있다. 국내 시장 경쟁 심화까지 겹치며 해외 진출 필요성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메디톡스도 글로벌 사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개발본부 총괄로 이태상 상무를 영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제약사에서 20년 이상 임상 개발을 수행하며 미국과 유럽 인허가를 주도한 경험을 보유한 인물로, 해외 진출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진행 중이다. 메디톡스는 국산 40호 신약으로 허가받은 턱밑 지방 개선 주사제 '뉴비쥬'를 출시하며 메디컬 에스테틱 영역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체지방 감소 프로바이오틱스 '락티플랜'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사업은 초기 단계라 중장기 성장 추이도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차세대 톡신 제제의 선진 국가 진출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계열사 뉴메코의 신규 톡신 제제 '뉴럭스'를 해외 20여개 국가에 정식 등록하기 위한 허가 절차를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출시 예정인 신규 제품들이 중장기 실적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글로벌 에스테틱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