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연 알테오젠 대표가 31일 대전 유성구에서 제18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대전=박수현 기자

31일 알테오젠(196170) 정기주주총회는 약 2시간 동안 팽팽한 긴장 속에 이어졌다. 최근 주가 하락과 머크(MSD) 로열티 공시 논란, IR 대응 부실 문제까지 겹치면서 주총장은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는 '성토의 장'을 방불케 했다.

알테오젠 주가는 지난해 11월 14일 56만9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뒤 하락세를 이어가며 30일 종가 기준 35만4500원까지 내려왔다.

이 여파로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도 흔들렸다. 한때 1위를 지키던 알테오젠은 최근 삼천당제약에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밀려났다.

전태연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은 주주들의 날 선 질문에 거듭 고개를 숙이면서도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로 계약이 집중되는 해"라며 기업가치 회복 의지를 강조했다.

◇CFO 재선임 앞두고 쏟아진 '주가 책임론'…대표 직접 나서 엄호

긴장감은 김항연 최고재무책임자(CFO) 재선임 안건이 상정된 직후부터 감돌았다.

주주들은 재선임 반대 의견이 제기된 만큼 향후 역할과 책임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앞서 2대 주주인 형인우 스마트앤그로스 대표는 반대표를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주가 정체와 변동성 확대 등 기업가치 하락을 막지 못한 경영진 대응에 책임을 묻겠다"는 이유였다.

31일 대전 유성구에서 알테오젠의 제18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김항연(가운데)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참석해 있다. 김 CFO의 재선임 안건은 이날 2대 주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결됐다./대전=박수현 기자

김 CFO는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와 축적된 현금을 활용한 인수합병(M&A) 및 기술도입 전략을 통해 기업의 펀더멘털을 높이겠다"며 "IR 강화를 적극 추진해 그 결과물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주주들은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에 전 대표가 직접 나섰다. 전 대표는 "글로벌 계약을 추진할 때 국가별 세금과 회계 이슈가 늘 걸림돌이 된다. 김 CFO가 이런 부분에서 명확한 가이던스를 제공해왔다"며 "회사 내부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재선임 안건은 결국 가결됐지만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키트루다 SC, 2% 로열티 최선이었나" vs "장기 가치 봐달라"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은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 로열티가 최대 화두였다.

한 주주는 "2% 자체가 낮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기대치와 괴리가 컸다"며 "다른 계약도 비슷한 구조라면 기업가치 평가 자체가 왜곡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또 다른 주주는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할 계획이 있는지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전 대표는 공개 범위의 한계를 강조했다. 그는 "주주 신뢰를 만들기 위해서는 파트너사와의 신뢰가 먼저"라며 "빅파마들은 경쟁사를 의식해 재무 조건 공개를 극도로 꺼린다"고 설명했다.

공시 전후 상황도 공유했다. 전 대표는 "연말 시기라 파트너사와 접촉이 어려웠고 1월 JP모건 행사 시점에 대응이 이뤄졌다"며 "MSD 측이 사과했고 보고서도 수정됐다"고 했다.

알테오젠의 기술이 적용된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MSD

전 대표는 특히 계약 구조가 협상 과정에서 바뀐 점을 강조했다.

그는 "원래는 로열티가 없었다"며 "로열티 구조가 된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고 했다.

전 대표는 "마일스톤 규모는 약 1조5000억원 수준이며 3년 안에 상당 부분 수령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후 연간 5000억~6000억원 규모 로열티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는 "미국 특허는 2043년까지 유효하다. 장기적으로 보면 결코 낮은 로열티가 아니다"고 했다.

◇"스타트업 수준 IR" 비판에…"무상증자 등 환원책 고려"

CFO 재선임 과정에서 예고됐던 IR 문제는 질의응답에서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알테오젠 IR은 스타트업 수준"이라며 "의사결정 구조에 병목이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 다른 주주는 파이프라인 진행 상황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구조를 문제 삼았다.

회사 측은 "제품명 비공개 등 파트너사 요구가 많아 외부 자료를 최대한 인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력 부족 문제도 언급했다. 다만 "소통 방식은 개선하겠다"고 했다.

알테오젠은 지난 25일 코스닥 장 마감 후 바이오젠과 계약 사실을 공시했다./한국거래소

최근 바이오젠과의 계약 공시 시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장 마감 이후 공시가 나온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전 대표는 "'반환 가능한 마일스톤' 등 독소 조항이 많아 막판까지 조정이 계속됐다"며 "이후 계약서를 검증하고 거래소 공시 요건을 검토하느라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확대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회사 측은 "코스피 이전 준비 과정에서 코스닥 ETF 운용사들의 비중 조정 등 요인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매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시점에 무상증자 등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전 대표는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효과는 있지만 유지 가능성은 별개 문제"라며 "중요한 것은 펀더멘털"이라고 했다.

◇"할로자임 소송 문제 없다…빅파마들과 '다품목 계약' 논의"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도 회사 측은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거듭 강조했다.

전 대표는 "비밀유지계약 체결 직후 물질이전 계약이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올해는 회사 역사상 가장 많은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여러 글로벌 제약사가 다품목 일괄 계약을 제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할로자임 로고./할로자임

할로자임과의 분쟁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했다.

MSD는 미국 특허심판원에 할로자임 SC 플랫폼 '엠다제' 특허를 대상으로 15건의 특허무효심판(PGR)을 청구한 상태다.

전 대표는 "상황은 유리하다"며 "해외 애널리스트들도 우리 쪽 승기를 점치고 있다"고 했다.

신규 파이프라인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전 대표는 개발 중인 장기 지속형 비만 치료제에 대해 "동물 실험 결과 기존 약물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수준"이라며 특허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