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신약을 개발 중인 신풍제약(019170)이 임상 3상 환자 모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흑자 전환으로 재무 여력이 일부 회복되면서 신약 파이프라인 상업화에도 다시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부가 오는 7월 제네릭(복제약) 약가 인하 정책 시행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단기적으로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설비 투자까지 겹치면서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종가 1만1000원 기준 신풍제약의 시가총액은 약 5828억원이다.

그래픽=손민균

◇중간 분석 없이 뇌졸중 신약 3상 완주…'피라맥스 실패' 만회 시험대

신풍제약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4월 뇌졸중 치료 후보물질 'SP-8203(오탑리마스타트)' 임상 3상의 첫 환자 등록을 시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4년 10월 중등증 및 중증 뇌경색 환자 852명을 대상으로 90일간 추적 관찰하는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했다. 승인 약 6개월 만에 환자 모집이 시작됐다.

회사 관계자는 "기관별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승인이 잇따르면서 환자 등록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지난해 말 기준 임상 참여 기관은 32곳"이라고 했다.

임상 진행에 따라 향후 연구개발(R&D) 투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연내 목표 환자 수 모집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 집행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신풍제약은 중간 분석 없이 최종 결과까지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중간 분석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최종 결과 도출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임상 3상 종료 예상 시점은 2027년 7월이다.

신약 개발 협력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신풍제약은 지난달 27일 현대약품(004310) 주식 230만7929주를 약 296억원에 취득해 지분율 7.2%를 확보했다. 같은 날 현대약품도 신풍제약 주식 243만7310주(지분 4.6%)를 취득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약품은 전문의약품(ETC) 중심 연구개발 경험이 풍부한 회사"라며 "노하우 공유 등 협력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다만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회사는 코로나19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장하려던 항말라리아제 '피라맥스' 임상 3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한 바 있다.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신풍제약

◇제네릭 의존도 90% 이상…7월 약가 인하에 수익성 '빨간불'

신풍제약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34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약 6%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42억원으로 전년 205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순이익도 84억원으로 전년 154억원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회사 측은 흑자 전환의 배경으로 원가율 개선과 R&D 비용 감소를 꼽았다. 신풍제약의 R&D 비용은 2022년 555억원에서 2023년 544억원, 2024년 307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까지는 158억원 수준이다. 매출 대비 R&D 비중도 2022년 26.54%, 2023년 27.19%에서 2024년 13.92%로 낮아졌고 지난해 3분기에는 8.94%까지 떨어졌다.

피라맥스 글로벌 임상 3상이 종료된 영향이 크다. 해당 임상은 2023년 마무리됐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임상은 비용이 한 번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일정 규모로 집행된다"며 "피라맥스 임상이 종료되면서 최근 2년 사이 비용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오는 7월 제네릭(복제약) 약가 인하 정책 시행을 예고하면서 수익성 재악화 우려가 제기된다. 신풍제약은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회사다. 판매 품목 300여개 가운데 개량신약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제네릭이다.

신풍제약은 오는 30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동물의약품 및 동물의료기기 연구·제조·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일부 변경 건을 상정하기로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신제품 안착 변수 속 동물의약품 사업 추진…재무 부담 우려

회사는 우선 신제품 출시로 매출 공백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기대가 높은 제품은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수맙)' 바이오시밀러인 '데노본 프리필드시린지'다. 식약처 품목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다만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데노수맙 시장 규모는 약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오리지널 의약품을 보유한 암젠이 종근당과 공동 판매 중이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도 각각 대웅제약, 한미약품과 손잡고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고 있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12월 전립선비대증 복합제 '아보시알'을 출시했고 올해 초 골관절염 치료제 '하이알플렉스'도 내놨다. 그러나 두 제품 역시 시장 안착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이알플렉스의 경우 LG화학 '시노비안'이 국내 히알루론산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아보시알은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초기 매출 확대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신사업으로 매출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오는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동물의약품 및 동물의료기기 연구·제조·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적응증이나 사업화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직접 개발뿐 아니라 외부 도입 등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신사업 확대는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풍제약은 이미 오송 공장 생산설비 신축과 안산 공장 설비 정비 등에 3년간 총 624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밝힌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신풍제약의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714억원이다. 1년 내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은 412억원이다. 보유 자금으로 설비 투자와 신사업 투자, 차입금 상환을 동시에 진행할 경우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 여력이 충분한 상황은 아니다"며 "추가 자금 조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풍제약은 앞서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EB)로 115억원을 조달, 설비 투자에 투입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