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케다제약의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보퀘즈나(성분명 보노프라잔)'의 물질 특허 만료를 앞두고 국내 시장이 변곡점에 들어섰다.
그동안 국산 신약 중심으로 성장해온 P-CAB 시장에 대규모 제네릭(복제약)이 한꺼번에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같은 시기 신약 출시를 준비 중인 대원제약(003220)에는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마더스제약, 경보제약(214390), 삼익제약(014950), 동광제약 등 전통 제약사들이 보퀘즈나 제네릭 품목허가를 이미 확보했다. 동화약품(000020) 역시 허가를 기다리고 있어,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다수 제네릭이 동시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과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프로톤펌프억제제(PPI) 제네릭이 빠르게 확산됐던 전례를 감안하면, P-CAB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보퀘즈나는 2014년 일본에서 '보신티'라는 이름으로 세계 최초 P-CAB 신약으로 승인됐다. 이후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승인돼 사실상 미국 P-CAB 시장을 독점해 왔다.
국내에서는 2019년 허가를 받았지만 약가 문제로 출시가 지연됐다가, 최근 시장 성장성을 고려해 재진입을 결정했다. 보퀘즈나의 물질 특허는 오는 2028년 하반기 만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28년에는 기존 3강 체제에 더해 오리지널과 다수 제네릭까지 가세하는 '과밀 시장'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P-CAB 시장은 HK이노엔(195940) '케이캡(테고프라잔)', 대웅제약(069620) '펙수클루(펙수프라잔)', 온코닉테라퓨틱스 '자큐보(자스타프라잔)' 등 '3강 체제'가 구축돼 있다.
이들 신약은 각각 2031년, 2040년까지 물질 특허가 유지되고 추가 특허로 방어벽을 쌓고 있다.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본격화하며 외형 확장에 나섰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후발 신약 개발사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원제약이 개발 중인 'DW-4421(파도프라잔)'은 출시 시점부터 제네릭과 정면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물질은 일동제약(249420) 자회사 유노비아로부터 도입한 것으로, 임상 3상 완료 목표 시점이 2028년 2월이다. 이후 허가 절차를 고려하면 실제 출시 시점이 보퀘즈나 제네릭과 사실상 겹칠 가능성이 크다. 출시 초기부터 기존 신약과 저가 제네릭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구조다.
다만 업계에서는 임상 성과와 별개로 실제 시장 안착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신약이라는 이유만으로 시장 안착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출시 시점이 제네릭과 맞물릴 경우 가격 경쟁뿐 아니라 처방 확보 전략 전반을 다시 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P-CAB 시장 경쟁의 핵심은 적응증 확대, 제형 차별화, 임상 데이터 우위 등으로 옮겨갈 전망이다. 대원제약 역시 미란성·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효과 입증을 위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 병용요법 1상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유도성 소화성 궤양 예방 적응증 확대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미 시장을 선점한 국산 신약들과의 격차도 만만치 않다. 케이캡은 미란성·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을 포함해 총 5개 적응증을 확보하며 가장 넓은 처방 기반을 구축했다. 펙수클루는 미란성 등 3개 적응증, 자큐보 역시 미란성과 위궤양 적응증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모두 적응증 확대를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파도프라잔은 위식도역류질환(GERD) 환자를 대상으로 한 지난 임상 2상에서 4주차, 8주차 치료율이 케이캡, 펙수클루, 자큐보 대비 동등 이상임을 입증했다"며 "다양한 적응증을 확보해 환자들의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