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코텍 주주총회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였던 고(故) 김정근 전 고문의 별세 이후 오스코텍(039200)의 경영권 지형이 흔들리고 있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회사가 소액주주연대가 제안한 일부 이사 후보를 이사회 추천 인사로 반영하며 일종의 '화해 제스처'를 보냈지만, 이사회 구성과 지배력 변화를 둘러싼 긴장감은 여전히 이어지는 분위기다. 주주연대의 대응에 따라 이번 주총에서 최대주주 지위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스코텍은 오는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자회사 지배구조 개편, 수권주식수 확대 등의 안건을 상정한다.

앞서 회사는 지난 13일 주주총회 소집 공고를 정정하며 주주연대가 이사회 후보로 제안한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교수(사내이사 후보)와 이경섭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사외이사 후보)를 주주제안 인사가 아닌 이사회 추천 인사로 기재하고 선임 이사 수를 5인으로 확정했다.

오스코텍 관계자는 "오스코텍 이사회는 불필요한 표 대결과 불확실성을 줄이고 연구개발과 사업 성과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주연대가 별도 후보 제안 등 추가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남아 있어 긴장 국면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지분 구조는 팽팽하다. 김 전 고문의 지분율은 12.46%로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12.67% 수준이다. 반면 소액주주연대 지분은 12.39%로 최대주주 측과 맞먹는 수준이다. 여기에 지케이에셋 외 3인이 9.9%, 타이거자산운용 투자일임이 5.7%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어느 쪽과 손을 잡느냐에 따라 최대주주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전 고문 별세 이후 상속 절차도 진행 중이다. 약 14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상속세 부담 때문에 일부 지분이 매각될 가능성도 시장에서 제기된다.

그래픽=정서희

당초 이번 주총의 핵심 쟁점은 이사회 구성이었다. 사내이사인 윤태영 대표와 사외이사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의 임기가 오는 29일 만료되면서 재선임 여부가 주요 안건으로 올려졌지만, 홍 사외이사는 후보에서 제외됐다.

소액주주연대가 추천한 4명의 후보 가운데는 강진형 교수와 이경섭 변호사는 이사회 추천 후보로 전환됐고, 이승용 메디피움의원 대표원장과 윤순남 스탠리컨설팅 대표는 후보에서 제외됐다.

이로써 오스코텍은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후보로는 윤태영 대표와 신동준 최고재무책임자(CFO·전무),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는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이사, 이경섭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등 총 5인을 결정했다.

이번 결정대로 주총 안건이 통과될 경우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생긴다. 현재 이상현 각자대표·윤태영 각자대표·곽영신 사내이사·홍남기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총 7인 체제로 확대되며, 사측 인사 5명과 소액주주 측 인사 2명으로 꾸려지게 된다.

선임 이사 수와 후보자 수가 동일한 만큼 후보자의 사퇴 등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5명 모두 이사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회사와 소액주주연대 간에는 경영권 방어 장치를 둘러싼 법적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법원은 오스코텍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초다수결의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초다수결의제는 최대주주의 낮은 지분율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로, 특정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일반 결의보다 높은 의결 요건을 요구하는 제도다. 주주연대는 이 제도가 주주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지난해부터 폐지를 요구해 왔다.

다만 본안 소송에서는 주주연대가 1심에서 승소했다. 법원이 지난해 11월 주주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에서 주주연대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후 오스코텍이 항소하면서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주주연대는 2심에서 패소할 경우 대법원까지 다투겠다는 입장이다.

주주연대는 법적 공방과 별개로 이번 정기 주총에서 '집중투표제'를 활용해 이사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2명 이상 선임할 때 주주가 보유한 주식 수에 선임할 이사 수를 곱한 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어 소액주주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이제 시선은 주주연대의 대응에 쏠리게 됐다. 앞서 소액주주연대는 강진형 교수에게 표를 집중한다는 계획이었다. 최영갑 오스코텍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소액주주들이 표를 모으면 최소 한 명 정도는 이사회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주주연대가 이사회 과반을 차지해 경영권을 빼앗으려 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주총 결과가 오스코텍의 향후 지배구조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회사 제노스코의 100% 자회사 편입 문제도 변수로 꼽힌다. 오스코텍은 그동안 제노스코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지만 일부 주주는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주주연대는 제노스코의 완전 자회사 편입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세부 조건에는 이견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소액주주 견제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별도의 위원회를 설립하고, 이를 위한 정관 개정을 이번 주총 안건으로 상정할 것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