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전경. /오리온

초코파이로 유명한 오리온(271560)그룹이 바이오 사업에서 승부수를 던지고 있습니다. 제과로 벌어 들인 자금을 기반으로 바이오에 투자하며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는데요. 다만 아직 뚜렷한 이익은 나오지 않는 상태입니다.

오리온그룹은 이런 가운데 바이오 계열사 경영진을 재편하며 사업 강화에 나섰습니다. 오너 3세인 담서원 오리온 부사장이 바이오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계열사 성과가 향후 경령 능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오리온바이오로직스는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열고 권용수 오리온 신규사업팀장을 대표로 선임할 예정입니다. 오리온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김형석 오리온 전무가 대표를 맡았지만, 김 전무가 퇴임하며 권 팀장이 새롭게 대표에 오르게 됐습니다. 권 팀장은 미국 매사추세츠 애머스트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2006년부터 20년간 오리온에 몸 담은 인물인데요.

바이오 계열사 핵심 축인 리가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리가켐바이오)도 경영진 변화가 예정돼 있습니다. 리가켐바이오는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권 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계획인데요. 리가켐바이오 이사회에는 담서원 부사장과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도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사내이사에 공석이 있어 자리를 채울 계획"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오리온그룹은 식품 뿐만 아니라 바이오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습니다. 현재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장남인 담서원 부사장이 오리온 전략경영본부를 총괄하고 있는데요. 전략경영본부 산하에 신규사업팀이 있고, 신규사업팀에서 바이오를 담당하는 구조입니다. 신규사업팀장이 바이오 계열사 대표와 사내이사를 지내며 그룹에서 긴밀하게 바이오 사업 의사 결정을 진행한다는 것인데요.

오리온 관계자는 "바이오 등 오리온 신규 사업을 총괄하던 임원이 퇴임하며 그동안 실무를 수행하던 팀장이 보직을 이어받게 됐다"면서 "연속성 있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입장입니다.

리가켐바이오 전경. /리가켐바이오 제공

오리온그룹은 제과 이미지가 강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바이오에 적극 투자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4년에는 항체 약물 접합체(ADC) 개발 기업인 리가켐바이오에 5500억원을 투자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는데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오리온그룹 홍콩 법인 팬오리온이 리가켐바이오 지분 25.58%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ADC는 향체에 약물을 붙여 전달하는 기술로 '암세포 잡는 유도탄'으로 불리는데요.

다만 실적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칩니다. 리가켐바이오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1416억원으로 전년보다 12%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106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209억원 손실)보다 적자 폭이 늘었는데요. 일본 오노 약품 공업 등에 기술을 이전하며 마일스톤을 받은 것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지만, 연구개발비가 증가하며 적자를 기록한 것입니다.

2006년 LG화학(051910)출신 김용주 대표가 설립한 리가켐바이오는 현재 23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군)을 갖고 있는데요. 오리온 측은 "보스톤 자회사 등을 통해 자체 임상 능력을 확보하며 세계적인 바이오텍으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라고 합니다.

다른 계열사인 오리온바이오로직스 역시 본격적인 수익을 내진 못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오리온홀딩스(001800)와 하이센스바이오가 지난 2022년 각각 60%, 40%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 회사인데요. 치아가 시린 증상을 완화하는 기능성 치약을 해외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 연구소를 세우고 치과질환 치료제 기술을 기반으로 시린 이, 잇몸 등 기능성 치약 개발을 완료했는데요. 태국과 베트남에서 지난해 시린 이 치약 판매 허가를 받았고, 올해 하반기 베트남을 시작으로 기능성 치약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미백 치약, 어린이 치약 등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인데요.

오리온홀딩스는 그밖에 2021년 중국 국영 제약 기업 산둥루캉의약과 함께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하고 중국에서 대장암 체외 진단 키트 사업도 하고 있는데요. 대장암 체외 진단을 위해 실험실,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환자를 대상으로 병원 임상을 진행하는 등 상업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부친이 제과 사업을 성공시킨 만큼 3세는 바이오 사업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하는데요. 초코파이 회사의 바이오 사업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